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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린이 탈출기(3) 기초철근배근&먹매김&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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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1. 2025
이 글은 어쩌다 카페사장으로 살고 있는 부부가
땅 매입에서부터 건물을 짓고, 카페를 운영하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의 순서대로 적은 이야기입니다.
뭐든 기초가 중요하다.
학창시절에는 수학과 영어의 기초가 중요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일과 인간관계의 기초가 중요했고,
엄마가 되어서는 사랑과 책임의 기초가 중요했고,
글을 쓰면서는 생각과 표현의 기초가 중요했다.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초가 튼튼해야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있다.
부르즈 칼라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지만, 두바이의 모래지형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깊이 50m의 말뚝(파일기초)을 박았고,
도쿄 스카이트리는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도 견고하게 서 있을 수 있도록 건물 중앙에 큰 기둥(신바)을 세웠다.
건축이든, 인생이든 기초가 단단해야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다.
남편과 이런 대화를 했다.
신랑 나는 걱정이 되네.
뭐가?
앞으로 계속 들어갈 돈도 걱정되고, 나중에 임대가 안될가봐도 그렇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임차인을 들이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역 앞이니까 괜찮을거야. 걱정마.
(너는 걱정 없어서 참 좋겠다.)
나중에 우리 애들이 여기에서 먹고 살 수도 있잖아. 누구든 공간이 필요한 아이들이 이 공간을 쓰게 하면 좋지 않겠어?
그래 1호는 동물을 좋아하는까 팻케어샵을 하든지, 2호는 피규어에 미쳐 있으니 피규어 샵을 하든지, 3호는 베이킹을 하고 싶다고 하니 디저트샵 같은거 하면 되겠네.
사실 나는 적은 월급이라도 매월 따박따박 나오는 것으로 욕심 안부리고 조금 쓰고 사는 삶이 가장 좋은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뼛속까지 공무원이다. 그런데 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어떤 삶을 살게 될 지 모르니, 공간이 필요할 때 엄마 아빠가 만들어 놓은 공간을 내어주는 상상을 하며 안심이 되기도 했다.
먹매김은 먹물이 든 실을 튕겨서 정확한 위치에 선을 긋고 철근을 배치할 위치를 표시하는 것이다. 먹매김을 하는 이유? 건물의 하중을 균등하게 분산시키고, 기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먹매김 한 위치에 철근을 배근하고, 거푸 집을 설치한 뒤 콘크리트를 붓고 굳히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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