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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린이 탈출기(4) - 되메우기&외부비계설치

by 아름다움이란 Mar 25. 2025

글은 어쩌다 카페사장으로 살고 있는 부부가

땅 매입에서부터 건물을 짓고, 카페를 운영하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의 순서대로 적은 이야기입니다.




되메우기는 마치 씨앗을 심고 흙을 덮는 일 같다. 아무것도 없던 땅이지만, 이제는 무언가가 자랄 준비를 마친 셈이다. 흙이 채워지고 다져지면서 비로소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땅이 된다. 씨앗을 품은 땅에 단비는 더할 나위 없는 반가운 손님이지만, 건축 과정에서 만난 비는 불청객이다. 2020년 8월, 폭염과 잦은 폭우가 번갈아 찾아오며 극과 극의 날씨가 계속되었고, 우리의 일정은 예상보다 더 많이 지체되었다.


퇴사까지 한 남편의 조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애꿎은 화풀이 대상을 찾는 것 같았다.


되메우기가 끝나고 비계가 세워지면, 사람들의 눈길이 머물기 시작한다. 비계는 단순한 임시 구조물이 아니다. 건물이 완성되기 전까지 작업자들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받침이자, 외부 세계에 ‘여기 무언가가 세워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표식이다. 행인들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이곳에 무엇이 생기는지 물어왔다. 아직 어떤 임차인이 들어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1,2층에 스타벅스가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했었다.


여기에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좋겠지? 내가 강제 수용을 막았으니 이제 네 차례야. 어떻게 스타벅스를 입점시키는지 알아보자.


연예인들이 상권 좋은 곳에 건물을 매입하여 스타벅스를 입점시킨 후 차익을 보고 판매했다는 기사가 종종 전해졌기 때문에 우리도 알아보았다.


스타벅스가 공식적으로 밝힌 입점 기준은 없지만, 기존 매장의 공통점을 분석하면 대략적인 입지 조건을 파악해 보면 대략 이렇다.

     대로변 위치 : 유동 인구가 많고 가시성이 좋은 대로변을 선호한다.

     특수 상권: 대형 쇼핑몰, 드라이브스루(DT) 매장, 주상복합 건물 1층   

     로드 상권: 대학가, 오피스 밀집 지역, 배후세대가 두터운 지역   

     지속 가능한 상권: 단기적인 유행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유동 인구가 보장되는 곳   


모든 조건에 부합한 것은 아니지만 대로변,  오피스 밀집 지역, 유동 인구 보장이란 세 개의 조건은 만족한 입지조건이었다.


하지만


알아보니 스타벅스는 단순히 좋은 입지를 보고 들어오는 브랜드가 아니었다. 본사 자체의 전략적 판단, 브랜드 이미지, 주변 상권과의 조화 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 요소가 고려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층이 40평 정도는 되어야 했다.


세상물정 모르는 40대 아줌마의 해맑은 생각과 판타지를 얘기하다보니 다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되메우기란 지하 구조물 공사 등을 위해 여분으로 파낸 부분을 공사 종료 후 토사를 메워서 원상 복구하는 작업이다.


건축일기 2주 차
기간: 2020.8.25 ~ 2020.8.29.
날씨 : 살인적인 더위
일일 진행상황
       지난주에 이어 2주 차가 되었습니다.
       날씨가 조금만 도와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 더위에 땀 흘리시는 분들께 마치 죄짓는 기분이네요.
       늦더위가 길~거라는 예보는 맞았고, 태풍이 올 거라는 예보는 약간 어긋났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         니다.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혹시라도 쌓아놓은 자재들이 무너지면 큰일이니까요.      
       오늘은 오수정, 전기맨홀, 우수정 작업과 되메우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외부 비계설치로 지상으로 점점 올라갑니다.
       이 길로 출퇴근 하시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십니다. 벌써 임대문의 전화를 받기도 했구요.
       이 곳에서 어떤 건축물이 나올지 나만큼 많이 궁금해 하시네요.


되메우기 후되메우기 후


비계(飛階 : scaffolding, scaffold, staging)는 건설, 건축 등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가설 발판이나 시설물 유지 관리를 위해 사람이나 장비, 자재 등을 올려 작업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시설물 등을 뜻한다. 일본어로 아시바라고도 불린다.
외부 비계설치외부 비계설치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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