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 '한 게 없네' 우울에서 벗어나기 - 30대

by 유영

직장인이 된 후로 12월이 되면 늘 우울하고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다. 분명 나는 하루하루 고군분투 하며 살았던 것 같은데, 지나고 보니 성취한 것도, 남는 것도 없는 것 같은 허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는 새로운 학회나 동아리 등 조직에 들어가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프로젝트를 하면서 결과물을 도출하고, 알바나 인턴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도 하면서 매해가 다이나믹 했던 것 같은데. 직장인의 한해, 한달, 하루는 그 모습이 그리 다채롭지가 않아서 그날이 그날 같기 마련이다.


<연말 허무의 3가지 원인>

1. 눈에 안 보이는 노력

2. 반복되는 일상 루틴

3. 직장인의 '현상 유지'에 대한 저평가


직장인은 '현상 유지'를 하기 위해서는 계속 트레드밀을 달리듯이 애써야 한다. 직장에서 쌓여가는 연차에 맞게 능력을 키워야만 내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퇴근 후에 바닥난 에너지를 안고 운동을 하거나 책을 조금이라도 챙겨 읽어야 지금 모습에서 더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연말에 돌아봤을 때 '현상 유지'는 나에게 어떤 성취감이나 뿌듯함을 안겨주지 못한다.


그런 연말연초를 반복하기를 3년, 이제는 예와 같은 우울한 연말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가 찾은 허무감의 원인은 '뭉뚱그려짐' 이었다.

분명 하루하루의 나는 그날을 살아내고자 부단히 애쓰고 여기저기서 얻어터진 나를 회복하느라 힘들었을텐데, 지나고 돌아봤을 때 그 시간들이 한 덩어리로 보이면 내가 했던 노력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26년에 나의 하루하루, 내가 했던 노력과 작은 성취들을 기록하는 데 집중해보기로 했다.


<2026년부터 실천할 내 기록법 3가지>

1. 러닝 대시보드처럼 주간 체크

2. '2026 연말의 나'에게 브리핑

3. 기록 어플 적극 활용 (열품타, 피크민, 타임스탬프 등)


요즘 러닝이라는 취미에 재미를 들였는데, 뛰다보니 무릎이 아파 무릎보호대를 구매했다. 무릎보호대에 부록으로 100일 간의 러닝을 기록할 수 있는 대시보드가 따라왔다. 100일 간 하루하루의 러닝을 난이도에 따라 Easy-Normal-hard-Extreme 으로 나누어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4주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정말 바쁜 주는 주 1회밖에 달리지 못했지만, 그 외의 주에는 꼭 주 3회씩 러닝을 한 것이 한 눈에 보이니 그 자체만으로 뿌듯한 감정 직관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아직 2025년이지만 연말부터 2026년 연말의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상사에게 '저 이러이러한 노력을 해서 이만큼이나 성과를 냈어요' 하고 성과 평가에서 어필하듯이, 내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하루를 마칠 때는 5분 정도 책상에 앉아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아예 '2026 연말의 OO아' 라고 지칭하며 미래의 나에게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브리핑하기도 한다. 어떤 날은 '갓생 점수'를 매기며 오늘 내 하루가 얼마나 알찼는지 스스로 평가해보기도 한다.


'갓생' 키워드에 빠져있던 중 최근 오너스 OWNOS 라는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었고 성실하게 사는 일상에 대한 많은 동기부여와 꿀팁들을 얻고 있다. 오너스 님이 추천해준 것 중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은 피크민 어플이다. 피크민이 유행한지는 1년도 더 지난 것 같지만, 이제서야 피크민을 시작한 이유는 내가 걸은 걸음 수만큼 피크민들을 키울 수 있고 그것 또한 가시적인 성과가 되어 나에게 뿌듯함을 주기 때문이다.



또, 잘 기록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김신지 작가님의 <기록하려고 합니다> 라는 책도 밀리의 서재에서 읽는 중이다.


저는 이렇게 연말 허무를 극복하려고 노력 중인데, 여러 분만의 연말 허무 극복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