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왜 이토록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가
24년 6월 12일에 개봉한 <인사이드아웃2>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음에도 그토록 높은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걸까?
스스로만 들여다봐도 지금까지 살면서 불안한 순간들이 참 많았다.
"내가 이토록 노력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를 못 얻으면 어떡하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뒤처지고 인정받지 못할 텐데.. 나는 그때도 가치있는 사람일까?"
좋은 결과에 집착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정되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결과에 집착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려고 한다.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옳은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과거 TV 프로그램에서 고 신해철의 인상 깊은 말이 떠오른다.
"내가 다른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미래를 한 달 뒤든 1년 뒤든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오늘 땀을 흘리고 있는 거하고, 아무것도 디자인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오늘 하루 힘든 일 하는 건 사람이 정말 달라요 ... (생략)"
과거의 '공부-대학-취업-결혼-노후'라는 현대 사회에서 삶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대학은 더 이상 취업을 보장하지 않고, 취업을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다. 방정식에 변수가 나타났고 이 변수는 방정식을 붕괴시켰다. 사실 위의 방정식은 행복을 위한 방정식이 아니다. 최저임금제도처럼 평범한 삶을 확보하기 위한 방정식일 뿐이다.
그런 방정식이 무너졌다. 그나마 존재하던 하나의 명확한 인생의 루트가 사라졌고 우리는 어느 길로 나아가야 할지 모른다. 니체의 말처럼 신은 죽었고 수많은 이데올로기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반목하며 각자의 의견을 진리라고 주장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더 설득력이 있는 의견은 존재하지만 어떤 것이 진리인가에 대한 답을 내리지는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편한 선택을 한다.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기를 선택한다. 눈에 보이는 풍요로 마음의 풍요를 채우려고 하지만 환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어쩌면 외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니엘 길버트의 저서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stumbling on happiness)>에서 인간이 미래를 예측할 때 저지르는 오류에 대해 이야기한다.
놀라운 관찰 및 실험 결과 중 하나는 전두엽의 기능을 상실해도 사람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의 능력은 사라졌다. 바로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이다. 전두엽을 다쳐 기능을 상실한 사람에게 오늘 오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맹한 사람처럼 아무 말도 못했다. 동시에 불안이라는 감정도 사라졌다. 동물처럼 지금 이 순간밖에 지각하지 못하게 됐다.
이를 통해 미래를 상상하는 것과 불안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래를 상상하고 대비하게 만드는 힘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사회를 이룩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불안이라는 감정이 나타나고 이는 삶과 생활을 점차 갉아먹는다.
그렇다면 불안이라는 감정은 다스려야 할까?
--2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