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과 부동산 등을 보며
나라가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 정치인들 하는 꼬락서니가 역겹다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당을 초월하여 한국이 새로운 사회로 재구축되고 있는 느낌이다.
자산이 무서운 이유는 덧셈이 아니라 곱셈으로 움직인다는 거다. 예를 들어 코스피는 올해 저가는 2284였는데, 최근 고가는 4146을 찍었다. 올해만 해도 80%나 상승했다는 의미다.
단순 계산으로 주식이 1,000만 원 있던 사람은 800만 원을 벌었다고 좋아했겠지만, 10억 있던 사람은 8억 원을 벌었다는 의미이다. 둘의 차이는 7억 9,200만 원이다. 그런 '미친' 차이가 너무나 무섭다.
물론 1,000만 원도 큰돈이고, 주식을 100만 원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보단 '큰돈' 투자하는 건 맞다. 그리고 많진 않겠지만, 100억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 그 정도면 이미 부자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1,000만 원 / 1억 / 10억 / 100억(?) 자산 사이의 간극이 올해 어마어마하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내가 소소하게 돈을 버는데, 부자가 가만히 있어 줄 리가 없다. 그래서 '후발 주자'가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려고 근로 소득이라는 '덧셈'까지 보태보려는 게 아니겠는가? 근데, 그게 급속하게 '무의미'로 붕괴한 것 같아 걱정이다. IMF와는 또 다른 성격의 위기다.
그 잘난 전문직도 누군가의 하루 주식 수익보다 못한 월급 받는다고 낑낑거리고 살며,
브런치 공모전 상금 따윈 누군가의 하루 주식 수익으로 치를 수 있는 규모다.
...라는 생각. FOMO고 자시고 간에 이젠 계층 이동을 꿈도 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 들어 걱정이다.
해방 후 전쟁을 겪으며 혼란스러웠던, 그러나 '나도 너와 다르지 않으니 노력하면 된다!'라고 믿을 수 있었던 낭만의 시대도 끝났다. 계층의 완전한 고착. '가붕개'끼리 평등하다고 믿으며 안분지족하는 세상. 한국도 그렇게 되는 걸까.
나는 무얼 믿고 살아야 할까. 지금으로선 현상 유지라도 하기 위해 사는 건가. 그거 정말 FOMO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