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작심삼일 미리하기
뭔가 수집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인지, 아기자기한 게 모여있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그다지 쓸모는 없는데도 말이다. 책도 그런 욕구를 자극하는 게 있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형식의 책들이다.
그동안 다녔던 호텔 방 구조를 기록해서 모음
매일 자신이 먹었던 식사를 기록해서 모음
일상 잡동사니를 기록해서 모음
예시로 몇 개 들어본 거고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이런 책은 각 에피소드는 정말 사소하고 별 내용 없는데(?), 모아서 책으로 만들면 기분이 좋다는 게 공통점이다.
'일상을 모은다'라는 아이디어... 당연히 나도 '저 책 중 하나를 따라 비슷한 형식으로 만들 수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못 했다. 매일 1개씩 작은 그림 하나, 이야기 하나 만들면 어때? 그게 힘들면 매주 1개는 어때? 그래도 1년이 지나면 52화 정도는 모이잖아? 근데, 못 했다. 나도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만들어 보려고 밥 먹을 때 사진도 찍곤 했는데, 현재로선 무의미한 데이터 뭉치로 남아있다. 꾸준히 뭔가 그리고 쓰는 건 어려운 일이로구나.
변명부터 미리 하자면, 현재 내 삶은 일과 육아로 포화상태다. 물론 그 와중에도 '자투리 시간'은 늘 있긴 하다. 정 안 되면 잠잘 시간도 줄여볼 수 있을 거고. 그렇지만, 쉬라고 있는 시간에 쉬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걸 이젠 몸이 먼저 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걸 불안해하면서 , 뭔가를 할 의욕은 바닥인 상태. 그게 요즘 내 모습이다. 그래서 딱히 의무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 작심삼일이라도 선언해볼까 한다.
2026년은 뭔가 좀 모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