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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료계 이슈 정리하고 싶은데

의욕이 바닥이야

by 남산

힘 나는 일이 없다.

그렇다고 현재가 크게 불행한 것 같진 않다. 오히려 이 정도면 복을 많이 받은 거라고 생각해야 어디서 욕먹진 않으려나... 그러나 다들 인생 살아봐서 알지 않는가. 직장을 다니든 쉬든 괴롭고, 결혼을 하든 안 하든 괴로우며, 자녀가 있든 없든 괴롭다는 것을.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무기력의 원인은 현재보단 미래에 있는 것 같다. 즉, 의사가 비전이 없다는 말이다.

사분오열되고 무기력한 의사 단체.
전문가를 무시하고 탁상행정을 강요하는 정부.
정부의 나발수가 되어 의사를 찍어 누르기만 하는 언론.
세뇌된 국민들.
사실 잘 모르지만 일단 의사가 하던 걸 뺏고 자기들이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여러 이권단체들.

이 모든 게 모여 전체 의료 환경이 개판이 되어가는 중인데, 의사 개인이 아무리 능력 있고 노력해 봤자 극복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다.

1. 의사도 힘들지만, 약사,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기타 등등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

2. 그래서 이들 이권단체들이 의사가 하는 일 중 돈 되는 것만 쏙쏙 빼먹으려고 혈안임. 정작 책임은 여전히 '의사 탓'으로 남기고 안 가져가는 게 웃음 포인트. 아무튼 일종의 '파이 나눠먹기'라고 볼 수 있음.

3. 근데 그 파이도 원래 이미 넘쳐나는 의사로 인해 바닥이 보이는 끝물 상태였음.

4. 정부는 어차피 파이 자체를 날려버릴 생각인 듯함 (권보료 고갈). 즉, 나중엔 의사, 약사,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기타 등등 모두 사이좋게 나락으로 갈 것 같음. 그 누구도 힘을 가지지 않고 노예가 되길 바라는 게 정부임.

5. "정부의 장기 방향성은 결국 AI로 의료인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옴. 최근 '원격 의료'를 제도화했기 때문. 이미 물밑부터 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을 했다는 것이고, 지금은 의사가 원격 진료하지만 그 자리를 나중엔 AI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

AI는 아직 굉장히 허접하나, 정부가 밀어붙이면 얘기가 달라짐. 정부는 유능한 의사가 아니라 말 잘 듣는 의사를 원함. 그들이 원하는 건 '의료'가 아니라 '통제'이기 때문.

6. 결국 의사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인의 전문성을 다 찍어 누르고 '노예'로 전락시키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의미. 아마 다른 전문직도 상황이 다르진 않겠지만...

7. 그래서 신규 의사들은 이제 '환자 진료'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론 입에 풀칠도 못 하게 될 거라는 전망. 따라서 아예 다른 파이를 새로 창조해야 하는 상황인데, 젊은이들 가슴에 자꾸 '제로 투 원' 바람이 드는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

근데 의사가 똑똑하다고 모두 '제로 투 원'이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나름 살 길을 찾아보겠다고 나 같은 의사는 브런치도 끄적여 보고 낑낑거리고 있는 걸 거다.

4번 정도부턴 약간 상상의 영역인 것 같은데, 딱히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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