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세계 최대 거목으로 자랄 수 있었을까?
세계 최대 거목은 미국 캘리포니아 세쿼이아 국립공원(Sequoia National Park) 중심부에 있는 ‘제너럴 셔먼 트리'(General Sheman Tree)입니다. 높이 82미터, 몸통 둘레 31미터, 무게가 무려 1385 톤에 달하는 이 거대한 나무는 단일 유기체로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존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나무는 약 230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인내하면서 지금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셔먼 나무는 육상 동물로 가장 무거운 5톤 아프리카 코끼리 277마리를 합친 무게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 20명이 두 팔을 벌려야 나무 밑동을 감싸 안을 수 있는데, 그 부피와 높이는 뉴욕 항구에서 오른손을 치켜들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 비슷합니다. 나무 가지 지름이 2미터라고 하니 웬만한 가로수가 가지 한 개인 셈입니다. 제너럴 셔먼 트리를 땅에서 올려다보면 그 웅장함에 압도됩니다.
씨에라 네바다(Sierra Nevada)는 스페인어로 ‘눈 덮인 산맥’이라는 뜻입니다. 서쪽 씨에라 네바다 고산지대인 해발 1500미터와 2150미터 사이에 자이언트 세쿼이아 숲(groves) 75곳이 자생하는데, 이 지역은 겨울철 쌓인 눈이 여름 땡볕에 녹아내려 풍부한 광합성할 수 있는 천혜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세쿼이아 나무 중
왜 하필 셔먼 나무가
세계최대 거목이 되었을까요?
그렇다면 씨에라 네바다 산맥의 수많은 세쿼이아 중 왜 하필 셔먼 나무가 세계최대 거목이 되었을까요? 결론은 역설적입니다. 위로의 성장을 멈추었기 때문입니다. 이 나무는 위로 성장을 멈춤으로 더 크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나무의 꼭대기 부분은 이미 생명을 잃은 상태입니다. 식물학자들은 이 현상을 수관고사(Crown Dieback)이라 부릅니다. 수관(tree crown)은 한자로 나무 수, 머리 관으로 나무 머리 부분이 고사, 말라죽었다는 의미입니다. 제너럴 셔먼 나무는 현재 높게 성장하는 것을 멈추었습니다.
2,300년이라는 장구한 시간 동안 그 자리에서 머물러 성장한 나무는 어느 시점에 수관고사로 더 이상 위로 자랄 수 없게 됩니다. 셔먼 나무는 높아지려는 욕망을 내려놓을 수 밖 게 없게 됩니다. 멈춤의 현실을 수용합니다. 줄기 꼭대기 부분이 고사했다고 몸통이나 뿌리까지 다 죽은 것은 아닙니다. 나무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가지들은 여전히 성장합니다. 셔먼 나무는 소명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명을 묵묵히 실천합니다. 뿌리를 통해 흡수된 수분과 양분 그리고 햇빛 에너지로 광합성을 하여 영양분을 생산합니다. 비록 셔먼 나무는 그 영양분으로 위로 올라갈 수 없지만, 그 덕분에 옆으로, 아래로 힘차게 뻗어 나가며 마침내 세계 최대 거목으로 성장했습니다.
셔먼 나무의 이야기는 높이 올라갈 수 없는 멈춤이 절망이 아니라, 내면을 단단하고 웅장하게 하는 만드는 소망이 될 수 있다는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셔먼 나무는 최고로 자라지 않음으로써, 세계 최대 거목으로 자랐습니다.
셔먼 나무는 최고로 자라지 않음으로써
세계 최대 거목으로 자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