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름, 말주변, 전시 준비
9월 1, 2주차 글쓰기
9/2(월)
마지막 여름비가 내렸다.
눈을 뜨고 창문을 열어보니 온 세상은 뿌옇게 변해있었다.
시원한 바람, 비에 젖은 초록의 냄새, 빗물을 가르는 자동차 소리…
바깥 풍경만 보더라도 지난밤사이 비가 내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9월이 되었고 날씨도 점차 선선해지고 있다. 어쩌면 오늘 마주한 여름비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여름이 다 가시지도 않았는데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출근을 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여름을 가득 즐기고 싶고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지만, 붙잡아도 떠나갈 것을 알기에 그저 바라만 본다.
유독 이번 여름은 방구석에 눌러 앉아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많았지만, 막상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니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처음에 다가왔을 때는 반가웠고, 익숙해졌고, 또다시 떠나간다.
9/3(화)
지금까지 나는 말 주변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 진짜 내가 말 주변이 없나?’ 말 주변이 없다기보다는 실은 사람을 가려서 말을 하는 편인 것 같다. 아니,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몇 명의 사람들과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처음이고 예의를 차려야 하는 대상에게는 머릿속에 떠다니는 여러 낱말을 날 것의 상태로 입 밖으로 꺼내기는 무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다듬고, 다듬고, 다듬어서 겨우 첫 마디를 내뱉는다. 그런 복잡한 과정을 거친 뒤에야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뱉을 수 있기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반면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는 다르다. 마음이 편하고,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이해해 줄 것 같아 정제되지 않은 말을 마구잡이로 내뱉는다. 때론 나조차도 이해되지 않는 엉뚱한 말까지. 특이한 건 그런 편안한 사람들이 많을 때는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실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고만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하다.
9/5(목)
전시 준비를 위해 프린터 랩에 다녀왔다. 지금까지 사진을 촬영만 했지 직접 인쇄소에서 뽑는 건 처음이었다. 예전에도 출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다.
프린터 랩의 실장님께서는 사진 출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출력 전 사진 설정, 종이의 색감, 질감 등.. 설명을 들으며 무언가 하나에 대해 전문성을 띠고 있는 사람은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촬영만 주구장창해왔었는데, 출력은 또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보고 배웠다. 새로운 흥미가 생겼달까. 그래서 어제 퇴근해서 프린터를 살려고 알아봤다. 또 지출이 늘어나게 될지도..
9/9(월)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쓰기
지난 주말 너무 바쁜 날을 보냈다. 주말에는 쉬어야 하지만 전시 준비와 휴일 출근으로 인해 일만 하다가 또다시 월요일이 찾아왔다. 차라리 일하는 게 맘 편할지도 모르겠다. 피곤한 몸에 어제는 일찍 잠에 들고 늦게 일어났다.
최근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풀업 100회, 푸쉬업 150회, 스쿼트 100회, 이름은 모르는.. 복근 운동 100회, 러닝 3km,,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체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곤한 느낌이랄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20대 때는 가끔 피곤함을 느꼈다면 요즘은 매시간 피곤함을 느낀다. 아무튼.. 오늘도 화이팅
지난주부터 전시 준비와 개인 사정으로 인해 바빴다. 매주 글쓰기 챌린지도 지금까지 한번도 못 올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올리지 못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시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는데, 날짜가 성큼 다가오니 마음에 큰 부담감이 생겼다. 다행히 주변에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큰 어려움 없이 잘 진행하는 것 같긴 하지만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또한 모두 경험이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테니 열심히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