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침, 가을, 여름비
9월 3주차 글쓰기
9/21(토)
비 오는 날 러닝
요즘 매일 3km씩 꼭 러닝을 한다. 예전에도 운동을 즐겨 했지만, 유산소 운동을 이렇게 꾸준히 한 건 처음이다. 아마 한 달이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집 앞 공원을 뛴 것 같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도,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에도,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도 주변 환경에 개의치 않고 뛰는 일을 반복했다.
어제는 가을이 찾아오기 전 마지막 여름비로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그날도 어김없이 퇴근을 하자마자 집에서 맨몸 운동을 하고 모자를 푹 눌러쓴 체 밖으로 향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오늘은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못하고, 한 번의 핑계가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열 번이 되고.. 반복될 것을 알기에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그날 공원에는 평소 러닝을 할 때 보이던 사람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오로지 나 혼자 공원을 뛰고 있었다. 온몸은 비에 젖고 빗물에 가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뛰면서 왠지 모를 희열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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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
늦잠을 잤다. 눈을 떴을 때늦게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시간을 보니 11시였고 생각보다 더 늦잠을 잤다. 최근 명절로 5일간 쉬었고 이번 주는 목, 금 딱 2일만 일을 했는데 왜 그렇게 피곤한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바깥 풍경부터 바라본다. 어젯밤 비가 내렸고 주말부터 날씨가 선선해진다는 소식이 있었다. 정말 신기하게 어제까지만 해도 꿉꿉하고 뜨거웠던 여름이었는데, 단 하루 만에 가을로 바뀌었다. 커피를 마시러 평소 옷차림을 나갔을 때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놀랐다. 조금 춥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름날 이 시간이면 뜨거운 햇빛에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었는데, 다들 시원한 날씨를 기다렸는지 사람들이 참 많았다.
이번 주는 쉬는 날이 많았다. 오히려 쉬는 날이 많으니 글을 쓰지 않았다. 출근 전에 10분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났는데, 출근을 하지 않으니 글 쓰는 시간이 사라졌다. 일하는 날보다 충분히 시간이 많음에도,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음에도 쓰지 않았다. 그 시간에 다른 걸 해야 한다는 마음에 평소에 하던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
글쓰기, 독서, 그리고 운동은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글쓰기와 독서는 하루에 해야 할 양이 주어지지 않으니 쉬는 날에는 조금 해이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글쓰기와 독서도 각각 하루 최소 30분씩은 하는 것으로 정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