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2)
나는
찢고
베고
빼내고
쑤셔넣고
봉합하고
아아
그리하여도
네게 닿지 못하니
그 사이를 거닐다...
아득히도 먼 거리에
난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오
수를 거꾸로 세어보는 것이오
열...아홉...여덟...일곱...여섯...
다섯...넷...
셋...
둘...
셈을 따라 걷는 것이오
하나...
나는 때아닌 눈물이 나오려 해서 억울하오
마을은 고요하오
나는 만신창이요, 마을에 만신창이가 들어갈 곳은 없소
그러면 나는 묻고 싶은 것이오
만신창이가 아닌 사람이 있소?
모르핀...헤로인...아달린...
얼마나 흉악한 것들이오?
그러나 나는 이들을 가까이 하고픈 마음이오
마을 밖에는 흉악한 것들이 넘치오
모르핀...헤로인...아달린...
마을은 고요하오
나는 만신창이오, 마을에 만신창이가 들어갈 곳은 없소
집집마다 모르핀...헤로인...아달린...이 가득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오
만신창이가 아닌 사람이 있소?
정작 마을에 있어야 하는 건
만신창이가 된 이들 아니오?
나는 피를 흘리며 묻소
마을은 고요하오
흉악한 마을이오
나는 무서워 도망가듯 길을 떠나오
하나...둘...셋...
넷...다섯...여섯...
셈을 따라 걷는 것이오
여덟...
아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