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 소리를 듣다.
Vincent Van Gogh 이름 정도, 아니 몇 점의 그림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이다.
1996년 파리에서 색소폰을 공부하면서 우연하게 고흐가 살았고 묻힌 오베르 쉬르 와즈(Auvers-sur-Oise 'Maison de Vincent Van Gogh') 그리고 오베르 교회(L'église d'auvers-sur-Oise)의 방문은 우연이 준 특별한 선물이었다.
그것은 고흐가 마지막 살았던 초라하리만큼 작은방과 명화 속 풍경의 위치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만 그의 무덤과 나란히 있는 그의 영원한 동반자 동생 떼오의 무덤이 주는 작은 성찰이 경거망동한 젊은 날의 온쉼표를 제시했다.
연주에서 음표의 나열 속 쉼표가 주는 감동은 깊이를 느끼기 시작하는 연주자라면 잘 안다. 그 작은 쉼이 나의 색소폰 소리 큰 영향을 주었다. 부는 것에 더 집중하는 관악기 연주자에게 멈춤과 쉼도 연주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덕분에 클래식 색소폰 전공을 하고 있었던 나의 경직된 소리를 조금 유연하게 만드는 계기도 되었다.
남다른 매력의 음색을 지녔다는 말을 들었다. 오베르의 고흐라는 레슨 선생 덕분이 아닐까 싶다.
오베르 쉬르 와즈 뱅쌍 반 고흐가 잠든 동네. 그곳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과 다른 느낌의 숲이 있다. 하지만 오베르에는 숲이 없다며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숲으로 본 것은 아닌지 묻는다.
내가 본 것은 분명 숲이다. 그때 보았던 그 숲 그리고 숲의 소리가 나의 색소폰 소리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