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냄새야?' 금방이라도 구역질이 날 거 같다. 출근길 버스 안의 냄새가 잔잔하던 내 속을 뒤집어놓는다. 꼭 숙취가 덜 깬 사람처럼 뒷문 봉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는 입을 틀어막으며 하차벨을 눌렀다. 버스에서 내리니 속이 좀 진정되는 거 같았다. 이런 컨디션이면 한동안 출퇴근은 택시로 해야 할 판이다.
출근길부터 전쟁이어서 그런지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지친다. 점심시간에는 속이 너무 울렁거려 구내식당에 가지도 못했다.
정말 답답하다. 나는 지금 뭘 해야 하는 걸까? 당최 인턴이 뭐길래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솔직히 인턴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그런지 더 힘든 거 같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인턴기간은 열 달 이라는데 열 달 동안 두 직장을 병행하며 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오늘 출근길처럼 힘들다면 아마도 두 직장 중 하나는 그만두지 않을까 싶다. 아니다 그전에 지금의 직장에서 잘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상상하기도 싫다.
그러고 보니 우리 부모님께서도 3번의 인턴 시절을 보내셨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내가 인턴이 되고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돌아보게 되다니. 왜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을까? 인턴생활이 힘든 거라고.
왜!!! 다들 축하만 해준 거야. 뭐 한번 X 돼봐라 이런 건가. 지금 이 순간 너무 억울해 눈물이 난다. 어머! 나 왜 이러는 거지???
"잘 지냈어? 그냥 네 생각나서 전화해봤어! 너 직장생활도 궁금하기도 하고...."
" 나 인턴생활 시작했어. 근데 너무 힘들어 입덧 때문에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어. 왜 아무도 말 안 해준 거야 인턴생활 힘들다고."
"야야~그래도 인턴일 때가 제일 편한 때야~(쫌! 쓰읍! 나리야 그거 만지는 거 아니야, 위험해!)
"인턴 축하해!! 난 이만 가봐야겠다. 보스 혼자 뒀더니 난리다야~ 지금 완전 전쟁 중이야~ 나중에 또 통화하자~ 인턴 축하해!! 아, 그리고 인턴생활 지침서 백과사전 있어 그거 사서 미리 공부 좀 해둬 도움 될 거야. 건투를 빈다."
뚜. 뚜. 뚜.
왜 다들 축하한다고만 해? 그러니깐 나 힘들다고 말도 못 하겠잖아..
아~ 힘들고 외롭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