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그 질문을 하고 있니?
답답하다. 아직도 그 질문을 하고 있다. 어느 곳에나 가면 나는 그곳에서 나의 존재감을 찾게 된다. 그곳에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어야 편안함을 느낀다.
실습을 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1+1=2라는 정확한 답이 나오는 것처럼 ‘oo님은 이곳에서 이것을 하면 됩니다.’라고 누가 이야기 해 주었으면 좋겠다.
보조라는 역할은 말 그대로 그냥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 그런데 자꾸 보인다.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면 될 텐데, 자꾸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냥 안 보고 안 궁금해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오늘도 또 ‘이렇게 하래요.’ 하면서 참견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참견쟁이라고 하겠다. 괜히 했나 하는 눈치를 자꾸 보게 된다. 이런 걸 ‘꼰대’라고 하는 건가? 말없는 꼰대의 모습을 보게 된다.
괴롭다.
나는
누구인가?
이제 그만 찾고 싶다.
그냥 너는 너야.
그렇게 있으면 되는 거야.
자꾸 무언가를 찾고, 자꾸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맞다.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교만이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교만,
잘난 체하며 뽐내고 건방짐
-표준 국어 대사전
‘아, 나도 이거 잘하는데 ‘
그렇다. 그렇게 잘난 체하며 뽐내고 싶은 것이다. 막상 하면 어려운데 그걸 하고 싶은가 보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 이제 누구 밑에서 일하는 게 어려운 나이에 접어든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점점 내가 할 일을 찾아가는 거다.
그런 의문을 남긴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