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 로브라 비탈리의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 그림책을 동온 디지털 드로잉 모임에서 그리고 있어요.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궁금합니다. 완벽한 수박밭은 어떤 모습일까요? 미리 표지만 보고 상상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완벽한 수박밭이라면?..... 서로 돕거나 서로 나눠먹는 모습이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은아님도 이 표지를 그리셨는데도 바탕의 쓱싹 연필이 지나간 흔적도 수박 줄기도, 아저씨도 사랑스럽습니다. 수박 질감을 아주 잘 표현하셨어요.
제가 그린 수박은 그리다가 실패 2~3회 한 후 겨우 수박의 모습을 갖추었네요. ㅎㅎ 입체 모양을 표현하기가 저는 어려웠는데요. 핵심은 수박 껍질 무늬였어요. 수박 껍질 무늬를 가운데 한 곳에 모이게 하고 갈수록 가늘어지도록 그리니 어느 정도 수박 같은 모습이 되었어요.
역시 사람 그리는 건 고난이도입니다. 얼굴이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네요. 더 이상 잘 그릴 자신이 없어서 여기에서 멈추기로 했어요. 모자도 입체감 있게 표현해야 하는데 레코드판같이 보여서 만족스럽지 않네요. ㅠ
수박 무늬 바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네요. 이런 무늬가 있는 바지는 좀 유쾌한 사람이거나 밝거나 창의적인 사람들이 입는데 어떤 내용이 있을지 궁금하면서 그려보겠습니다. 수박 위에 있는 동물은 표범인지, 늑대인지 모르겠어요. 이 동물의 역할도 궁금합니다. 그림책에서는 어떤 작은 그림도 다 의미가 있거든요.
두 번째 그림책은 빅투아르 드 샹기의 '보물 수집'입니다. 그림만 봐도 가을에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모두 보물인 것을 알 수 있어요. 나뭇잎, 솔방울, 단풍잎, 밤, 도토리, 열매, 나무, 숲 등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주말 가을 나들이를 다녀와서인지 아주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림 풍경입니다. 어떤 가을의 풍경들을 수집할지, 풍경만 수집할지 아니면 반전이 있어서 아이들이나, 사람, 동물,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을 묘사할지 궁금해집니다.
그림책 독서지도할 때 항상 그림만 보고 내용을 추측해 보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아주 많습니다. 저는 내용을 다 알기 때문에 유치 ~초등 아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때 아주 재미있습니다. 기발한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꼭 있거든요. 이 보물 수집 그림책도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기대하며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글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는 그림이며, 그림보다는 춤과 음악이 더 강력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최소한의 감각만을 사용하고도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아직도 그림을 그리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고민을 합니다. 과연 그림을 그려야 할지, 책을 읽어야 할지.... 책은 6년 정도 꾸준히 연 100권을 읽고 있기 때문에 습관화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고 묘사하는 세상은 글과 또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협업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고가 넓어지고 감상의 영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림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저만의 글과 그림의 협업의 접점을 찾는 일이 제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고 그전에 그림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미리 고려고 합니다. 나를 표현하는 그림에 발을 담글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