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술관 관람 주말 나들이 후기


20251116_144014.jpg?type=w773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미술관 관람 후기


가을볕이 좋은 광화문 주변을 걷다가 갑자기 미술관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 일부러 오기도 힘든데 귀갓길에 보고 싶어서 무작정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20251117_070017.jpg?type=w773
20251117_070023.jpg?type=w773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 그림이었고 조용한 미술관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자기만의 시간이어서 가장 좋은 좋은 점이다.


20251116_151719.jpg?type=w773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그림과 그렇지 않은 그림을 표시해서 촬영 가능한 사진 몇 장만 찍었다. 그림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그리고 싶은 자연 풍경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풍경 그림에 더 유독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릴 때 하늘과 바다, 건물, 나무, 풀밭을 표현하는 게 아직도 서툴러서 유심히 봤다. 그림 속 하늘도 다채롭다. 하늘색과 주황 다홍 노랑 등 각자만의 하늘이 있었다. 어떻게 그렸을까, 작가에게는 어떤 의미의 하늘과 풍경이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색감과 구도도 눈여겨서 쳐다보곤 했다.


20251116_151151.jpg?type=w773


시대적 배경, 화풍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왜 이 그림을 그렸을까, 어떻게 표현했을까, 사실적으로 그리는 게 좋은 건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관람했다.


20251116_152441.jpg?type=w773


뭔가 쓱싹 그린 것 같은 그림이 애정이 가기도 하고 그림의 좋고 나쁨의 기준은 과연 뭘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풍경이지만 다른 색감으로, 다른 기법으로, 다른 구도로 그린 것은 작가만의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르다. 느끼는 그래로 나의 스토리로 그림을 풀어나갔다. 언제나 내가 좋아하고 의미 있는 그림을 그리느냐, 대중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느냐로 나뉜다.


20251116_152410.jpg?type=w773


작가도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림은 항상 느낌만을 남긴다. 이 그림은 하얀색 원피스가 참 표현하기 어려운데 우아하게 그림자까지 화면 가득 채웠다. 무엇보다도 세로로 길고 큰 액자에 압도된다. 아름답다, 이 여인의 삶은 어땠을까? 이것보다 더 큰 그림과 액자도 있었는데 그림보다는 크기에 시선을 뺏기고 온몸으로 그렸겠구나 하는 상상을 해본다.


20251116_152402.jpg?type=w773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볼법한 소녀의 이미지인데 이 작가는 유독 왜 이 소녀를 그렸을까?

우아한 여인 그림 바로 옆에 전시된 그림인데 우아하기보다 청순한 느낌이다. 눈빛에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어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라서 귀족 : 평민, 중년:소녀의 느낌이 대조적인 두 그림이었다. 마리아 그림도 있었는데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한 후회와 반성, 애절함이 있는 눈빛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20251116_154521.jpg?type=w773



이상하지, 살아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 최승자 '20년 후에, 지에게' -


관람 후 귀가하다가 최승자 님의 교보문고 글을 봤다. 살아있다는 건 쉬운 것 같지만 어려운 일이고,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 살다 보면 살아내는 아름다운 일이다. 행복하기만 하고, 꽃길만 있는 삶은 없다. 모두 다 아슬아슬 살고 있으니 더 아름다운 삶이 아니겠는가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혼자만의 나들이가 이제는 가능해졌구나 생각하니 좋기도 하고 새로운 시간에 어색하기도 하다.


20251116_115302.jpg?type=w773


어쨌든 은행나무가 다 지지 않은 가을날 산책할 수 있는 시간,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간, 혼자 걸을 수 있는 시간,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은 아슬아슬한 삶 속에서도 아름다운 한순간이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챗GPT에게 물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