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요리를 뜸하게 하고 있다.
가족들이 한 번에 밥을 먹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
누군가에게 요리를 해주고 싶은지 생각하기 전에 언제 요리를 많이 했었는지 생각해 보자.
1. 신혼 밥상
남편에게 MSG 들어간 음식을 먹이고 싶지 않아 점심 도시락을 싸주었다.
손수지은 저녁을 먹이고 싶어 부랴부랴 퇴근하여 저녁밥을 짓곤 했다.
하트김밥, 하트샌드위치, 샐러드의 과일도 하트모양, 모든 음식을 하트 틀로 찍고 하트 접시에 담아 하트가 가득했던 식탁
결혼 20년이 된 지금 하트음식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음은 변치 않았음을 남편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2. 아이들 밥상
아이들이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재료와 식기로 조금 더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기 위한 엄마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아이의 건강이 마치 모성애의 지표가 되는 듯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이 시기부터 남편을 위한 하트 음식은 사라졌다. 이 시기에도 마음은 변치 않았음을 남편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3. 코로나펜데믹
역병이 전 세계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던 시절
학교도 외출도 못하던 우리는 집에서 합숙훈련을 하듯 매시간을 함께 했다.
삼시세끼 밥을 먹어야 했던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밥은 집밥이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요리가 버겁고 힘들어서 울었던 기억이 난다.
결국 해결책으로 남편이 보내준 배달 어플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직접 만든 요리는 아니지만 남편을 생각하며 주문한 음식이었다는 것을 남편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남편은 음식 투정을 안 한다.
만들어주는 모든 음식을 고맙다며 맛있게 먹는다. 고마운 일이다.
남편에게 무슨 음식을 먹고 싶은지 물어봐야겠다.
남편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해주어야지
고마워요. 반찬투정 없이 결혼 20년을 함께 보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