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별 이야기
Ep4. 아빠, 아빠, 사랑해요 아빠
토토가 가족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강아지 키우는 것을 반대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반려동물이 하늘나라에 가면 그 충격과 상실감이 너무 크다는 이유였습니다.
어린 남편의 집에는 항상 동물을 키웠다고 해요.
마당에는 희고 큰 진돗개가 뛰어놀았다고 합니다.
집에서 키우던 엄마 고양이는 어린 남편이 잠이 들었을 때 남편의 품에서 새끼를 낳았다고 하는데
어렴풋이 잠결에 눈을 떠보니 어미 고양이가 남편의 팔을 울타리 삼고 새끼에게 젖을 먹이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해요.
생각해 보니 남편은 동물들에게 매력적인가 봅니다.
결혼 전 집에 놀러 올 때면 여동생이 키우던 시츄, 꼬맹이도 남편만 보면 좋아서 졸졸 따라다니던 기억이 나요.
심지어 모기도 남편만 물어서 남편과 함께 있으면 모기에 물리지 않아요.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의 모기기피제라고 놀리기도 합니다.
남편은 키우던 진돗개를 하늘나라로 보낸 경험이 있어요. 어린 남편은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며 슬펐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새끼 고양이들이 안보였대요. 다른 집으로 보냈다는 소리에 많이 울었던 경험도 이야기해요.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하늘나라나 다른 곳으로 보내본 사람은 그때의 슬픈 감정이 떠올라 반려동물 키우는 것이 망설여지나 봅니다.
남편은 아들이 상처받을 것을 걱정했어요
그리고 많은 책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아들과 저는 아빠를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했지만 많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남편은 토토가 아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고 무엇보다 토토가 아빠를 정말 좋아했어요.
아빠는 토토에게 정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토토가 잘못한 행동을 하면 단호하게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토는 아빠만 보면 꼬리를 헬리콥터 프로펠러 돌아가듯 빙빙 돌리며 따라다녀요. 잘못한 행동을 하면 눈치를 보면서도 아빠가 "이리 와"하고 말하면 순간이동을 하듯 아빠품으로 달려가요.
아빠와 눈을 맞추기 위해 고개가 빠질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고 아빠 무릎 위에 올라가 아빠의 손을 연신 핥으며 애정 공세를 한답니다.
아빠는 토토의 매력에 빠졌을까요?
아니면 가족들이 원해서 참고 있는 걸까요?
중요한 사실은 아빠는 토토를 잘 다루고 토토에게 서열 1위라는 거예요.
토토에게 서열 1위 아빠는 항상 사랑받고 싶은 존재인가 봅니다
정말 신기했어요. 엄마에게는 날로 어리광이 늘어가고 오빠에게는 한 번씩 도발을 할 때가 있는데 아빠에게는 항상 애정공세를 해요.
그리고 말을 잘 들어요.
아빠 덕분에 토토를 키우는 것이 한결 편하기도 하니 서열 1위 아빠에게 잘해야겠습니다.
토토가 가족이 되고난 후
웃는 듯, 우는 듯 남편이 가끔 하는 말이 있어요.
"내가 강아지보다 못하는 구만. 강아지만 예뻐해요"
그럴 리가요.
우리 집 서열 1위
"아빠, 아빠, 사랑해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