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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정은씨 Oct 13. 2024

브런치북 30일 글감 챌린지

DAY3. 여행

2023년 1월

미국물리치료사 시험을 보러 괌으로 향했습니다. 혼자 해외는 처음이었습니다.

새벽에 도착한 괌 공항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픽업을 오기로 한 호텔은 연락이 없고 무작정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원래 안전에 대해 겁이 많은 나에게 이런 상황은 무모하고 당황스러워야 할 텐데 그때는 어찌 그리 덤덤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낯선 호텔의 붉고 어두운 조명과 서툰 영어로 안내를 하는 직원은 마치 거친 영화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방으로 들어가니 내가 여기에 왜 와있지란 생각이 들며 불현듯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2층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지를 살피며 하루를 꼬박 새운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시험은 결과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자신감과 혼자서도 잘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칭찬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만나러 혼자 비행기를 타고 올 아들을 맞이하러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 안전 때문에 학원 셔틀버스도 잘 안태웠던 엄마에게 혼자 비행기를 태워 타국에서 아이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큰 경험이었습니다.

아들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어찌나 설레고 길던지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5시간을 혼자 비행기 타고 엄마 찾아 삼만리보다 더 먼 거리를 오는 우리 아가

언제나 아가 같은 아이가 벌써 이렇게 자랐습니다.


아이와 여행을 하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함께 하지 못한 아빠와 딸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 가족이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행을 통해 나에 대한 자신감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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