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구령수업 후, 차 간담회
오늘은 선생 존의 생일이었다. 난 모르고 있었는데.. 새벽에 요가실에 가니, 린다가 나에게 말했다. 오늘이 존의 생일이라고. 그래서인지 오늘 변호사 Cat이 빵을 가져왔다. 구령수업 후에, 그 빵과 존이 만든 인도차를 놓고 둘러 앉았다.
추수감사절이 다음 주여서인지, 새벽 공기가 차가워져서인지, 사람이 줄었다. 매일 새벽에 보던 멤버들 중에 서너명이 여행 중이기도 하다. Wade는 인도 마이소어에 체류 중이고, Clay와 경하는 한국에 갔다. 그래도, 나보다 한수 위인 변호사 Cat와 진도가 빠른 학생 Cat는 꾸준히 나와 내 주위에서 같이 수련을 한다.
차 간담회에서 나온 대화 중, 학생 Cat이 이런 질문을 했다.
Cat: 매일 요가를 할때 도달하고저 하는 목표가 무엇인가요?
존은 요가철학이 말하는 8가지 요가 (불교에서 팔정도 비슷)에 대해 말하며 대답을 하였는데.. Cat의 질문의 의도는 그리 철학적이진 않았던 듯하고, 육체적인 요가 (아사나 중심) 수련을 매일 할때 무엇을 목표로 하는게 좋은지를 물었지 않았나했다. 진도가 매우 빠른 그녀는 벌써 초급시리즈를 다하고 중급시리즈에서 여려개를 더해서 수련을 하고 있는데.. 내 느낌엔 새로운 아사나들을 그런대로 쉽게 해내고 있는 그녀에겐 그 이후에는 목표가 무엇이어야하는지를 물어보는 것 같았다.
구령수업에선 초급시리즈를 한다. 이제 난 평소에는 초급시리즈를 하지 않고 중급시리즈+고급시리즈 몇 아사나들을 수련한다. 그렇다고, 초급시리즈가 나에게 쉬운 건 아니다. 어떠한 아사나라 하더라도, 쉽던지 어렵던지, 좀더 완벽하게 하려면 잔근육들이 아우성을 치고, 땀이 흐른다. 그러니까, 어떤 아사나에서도 나 자신의 경계를 확장할 수가 있다. 그런 방식의 극한의 형태가 아마 아이엥가요가일게다. 아이엥가요가는 아쉬탕가요가와 근원이 같은데.. 여러 아사나들을 호흡과 함께 빈야사로 연결이 되어 흐름을 중시하는 아쉬탕가요가와는 다르게, 아이엥가요가에서는 한 아사나라도 그 아사나를 완벽한 자세로 오랫동안 유지를 중시한단다. 각기 장단점이 있을텐데.. 아쉬탕가요가를 하면서도 각 아사나에서 호흡을 더 천천히 하거나 시간을 조금 더 들여서 더 완벽한 자세로 그 아사나를 해내려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자신의 경계를 조금씩 조금씩 확장할 수가 있을테니까.
힌두어인 아사나 (Asana)는 자세란 의미도 있지만, '앉는다 (sit)'란 어원도 있단다. 요가 시리즈에서 모든 자세들의 이름이 아사나로 끝난다. 앉아서 하는 자세들인, 파시마타나사나, 자누 지르사사나, 마리차사나,등도 그렇지만, 서서 하는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스타사나, 우트카타사나, 비라바드라사나등의 이름도 아사나로 끝난다. 그러니까, 서 있는 자세도 앉아있는 자세처럼 평온하고 안정된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앉아있는 상태는 엉덩이가 바닥에 닿는 상태로 여겨지지만, 서 있는 상태는 발로 앉아 있는 상태라 할 수가 있다.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스타사나에서는 그것도 양발이 아닌 발 하나로 앉아 있는 상태다. 이 모든 아사나에서도 평온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는게 목표라면 목표랄까..
난, 아직 멀었다. 구령수업에서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스타사나를 할때 가끔 균형을 잃는다. 가끔 평온한 상태에 도달하지 못해도, 그 평온함으로 가려는 끊임없는 노력, 그 과정이 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