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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규 Oct 04. 2024

사주팔자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예전에 아는 사람 중에 사주팔자를 공부해서 기가막히게 잘 맞췄다. 그 양반이 내 사주를 봐주면서 뼈랑 관절이 약하니 몸조심하라고 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아시다시피 뼈를 아작내는 다발성골수종에 걸려서 고생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는 목사님 중에 소위 말하는 예언기도를 하시는 분이 계셨다. 그분이 기도해주면서 큰 병때문에 위기가 올 수 있으니 몸 조심하라고 기도해주셨다. 그리고 그 기도처럼 나는 암에 걸렸다. 



내가 암에 걸린 후, 결과적으로 보면 그 2명의 이야기가 기가막히게 잘 맞춘 케이스다. 그런데 나는 그 2명의 이야기가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 전에 경고성으로 이야기 했을 때에도, 그리고 맞춘 뒤에도 다시 그들을 찾아가서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왜냐면 나의 마음을 잡아 끄는 이야기는 암에 걸리기 전이나, 암에 걸린 후에나 예수의 말씀이었다. 인자가 온것은 섬기러왔다는 말씀이나, 한알의 밀알이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 등. 이었다. 



그래서 나는 암 걸리기 전에도, 후에도 내 마음을 사로 잡고 내가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했던 말씀은 예수님의 말씀이었다. 그저 오늘 하루 누군가를 섬기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것이 어떤 삶인지 고민하고 그 하루를 살아내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인생에 수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살아간다. 무언가 미래를 맞추거나 과거 혹은 현재 내 상황을 맞췄다고 그 이야기에 함몰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한다. 미래를 맞추는 이야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내가 정하고 그 삶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신앙일 것이다. 



당신을 움직이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단순히 미래를 맞춰봤자, 한낮 심심풀이 땅콩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에 넘어가서 내가 아닌 꼭두각시로 살아가는 일에 너무 몰두하지 않기를 바란다. 



맞추면 모하냐 어짜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것을,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일어났을 지라도, 나를 흔들지 못하게 하는 근원의 말씀을 붙잡는 삶을 사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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