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 자주 조의 군사를 격파하니, 조의 장수 염파는 성벽을 굳게 하고 나오지 않았다.
어리석은 조왕은 염파가 겁이 나서 싸우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그를 나무랐다.
진의 재상 범수가 사람을 시켜서 천금의 돈을 가지고 조에 가서 말하게 했다.
"진이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조괄이 장수가 되는 것일 뿐이다.
염파는 쉽게 더불어 하고, 또한 항복할 것이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조왕이 드디어 조괄로 염파를 대신하여 장수로 삼았다.
조괄은 어렸을 때부터 병법을 배워서 이론적으로 천하에서 당할 사람이 없었는데, 그의 아버지이인 조사는 아들이 훌륭한 장수라 여기지 않았다.
조괄의 어머니가 그 연고를 물었더니 조사가 말하였다.
"전쟁이란 죽고 사는 문제인데 조괄은 이를 쉽게 말하였소. 조로 하여금 조괄을 장수로 삼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만약에 그를 장수로 쓴다면 조의 군대를 깨뜨려 버릴 사람은 바로 나의 아들 조괄일 것이오."
조사가 죽고 조괄이 장수가 되어 곧 떠나게 되기에 이르자 그의 어머니가 왕에게 편지를 써서 조괄에게 군사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왕이 이유를 묻자 조괄의 어머니가 대답하였다.
"처음에 첩은 그의 아버지를 모셨고, 그때 장군이 되었는데, 몸소 밥상을 갖다가 올려 먹이는 사람이 수십 명이었고, 벗하는 사람이 수백 명이었으며 왕과 종실에서 내려주는 상은 모두 군리와 사대부들에게 주었고, 명령을 받은 날에는 집안일은 묻지를 않았습니다.
이제 아들 조괄이 어느 날 아침에 장군이 되자 동쪽을 향하여 앉아서 조회를 받고, 군리 가운데 감히 그를 올려다보는 사람이 없으며, 왕이 내려주신 금과 비단은 다 집에 쌓아두고, 또 매일 편리한 전택을 보기만 하다가 사들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사들였습니다. 왕께서는 그의 아버지와 같다고 여기시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다른 마음이니 바라건 대왕께서 그를 파견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왕이 말을 듣지 않자, 어머니는 조괄이 직책을 감당하지 못하여도, 가족을 연좌시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조왕이 이를 허락하였다.
진나라에서는 자신들의 반간계가 성공하여 조괄이 조의 장수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마침내 무안군으로 하여금 상장군을 맡게 하고 조괄의 군대를 유인해 쳐부수니 조나라 군사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조괄은 스스로 정예의 졸병을 내보내 육박전을 펴니 진나라 군사들이 그를 쏘아 죽였다.
조의 군대는 대패하고 졸병 40만이 모두 진에 항복했지만, 진나라는 이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이들을 묻어서 죽였다.
이로써 조나라를 지탱하는 군사는 전멸했고 조나라는 강국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