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갑자기 독서 동아리가 생겼다. 독서경영우수직장 인증을 받기 위해 우리 팀에서 급조한 동아리인데, 생각보다 신청자가 꽤 많았다. 팀장님과 담당자 선배님은 처음에는 조촐하게 시작하려고 하셨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사장님도 격려차 방문하시고, 동아리 홍보 릴스까지 찍게 되면서, 꽤 그럴듯한 행사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독서 동아리라니, 관심 있기도 했고, 어차피 하는 거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고 회장을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세 그룹으로 나누었고, 총무를 맡아야겠다고 자원했는데 팀장님의 권유로 우리 그룹 회장이 되었다. 이런저런 얘기하다 그룹 이름도, 단톡방도 만들며 인사가 마무리되었다. 8명 중 직급 서열로 6번째. 거의 막내나 다름없지만, 구성원이 좋아서 괜찮을 것 같았다.
주변에 독서 모임은 많다. 아주 많다. 트레바리로 대표되는 유료 모임을 비롯해 소모임, 밴드 등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무료 모임을 접할 수 있다. 나 또한 집 근처에서 열리는 소모임 독서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왜 또 지원했느냐, 더 자주 하고 싶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얘기는 내게 좋은 자극과 활력을 준다. 주말마다 나를 회복시키는 루틴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모임이 회사에 있다니, 심지어 내가 회장이니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모임을 운영할 수 있다. 완전 럭키비키다.
내가 처음부터 방향을 정해서 모집한 건 아니니 구성원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합의해야 한다. 첫 모임은 8월 중하순. 아직 좀 남았으니 그전에 몇몇 구성원 분들과 밥 먹으면서 간단한 사전 설문을 해보려고 한다.
계획안부터 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