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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부모"를 위한 그림책큐레이션

아기 탄생, 출산, 부모가 된다는 건

by 그림책미인 앨리

요즘처럼 저출산 시대에 가장 바라는 건 '아기 탄생'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아이가 많아 둘만 낳자라든지, 하나만 잘 낳아 키우자는 공익광고가 많았다.

지금은 아이를 낳기만 해도 애국자라 부르고 있다.

저출산을 막기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예비부부 마음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현 대한민국에서 '아이' 키우는 건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먼 미래에는 아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이 친구가 되는 시대가 온다는 소설 이야기도 있다.

그냥 웃고 넘기기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부모'가 된다는 건 어려운 관문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부모가 할 일은 남아 있다.

특히 요즘처럼 불안한 시대에는 더욱 아이 걱정이 작아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예비 부모에게 '아이'는 희망이고 사랑이며 기다림이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큐레이션 주제는 '예비 부모를 위한 그림책큐레이션'이다.

아이를 가진 행운의 기다림과 탄생-출생과정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건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사랑으로 낳고 키우는 과정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져보고 한 인격체로서의 '독립'도 인정해 주는 어른다운 부모가 되길 바란다.





1. 기다림: 아기를 가진 날

(1) 사랑은 123 : 밤코(글, 그림) / 바둑이하우스 2023.05.01._개정판
- 개정판 -
- 출처: 알라딘 서점 -

<<사랑은 123>> 그림책이 2023년에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엄마와 아빠가 만나 아이를 탄생시키기까지 과정을 숫자 1에서 10까지 그려낸 책이다. 작가의 수작업으로 한 조각 한 조삭 잘라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다양한 색상과 질감을 통해 시각적 재미를 더했다.

시간 흐름에 따라 만남, 다툼, 화해, 가족의 완성이 숫자 변화와 함께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엄마인 밤코 작가는 숫자에 큰 흥미를 느끼를 아들을 보며 착안한 아이디어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 처음은 혼자였지만, 어느새 마음이 닿아 둘이 되고, 시간이 흘러 둘이 틔워낸 작은 싹을 얻어 소중하게 기른다. 가족을 이루는 일은 쉽지 않지만, 하루하루 신비로운 감동을 채워가는 건 아닐까?


(2) 바로 너야 : 레지나 글, 그림 / 김현 (음악) / 글로연 2018. 06.28.

<<바로 너야>> 그림책은 생명을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키워드 중에서 '아름다움'과 '찬란함'을 선택해서 이미지를 중심으로 보여준다. 레지나 작가는 자신이 가진 우주관으로 존재하는 우리 모두에게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과 기운을 불어넣어 독자에게 보여준다.

- 출처: 알라딘 서점 -

진한 청색 바탕에 금색과 하얀 꽃들이 피워내는 생명의 탄생, 그 여정을 음악과 함께 명상하듯 따라가면 꽃처럼 환한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존재 자체의 화사함과 숭고함은 하얀색으로 감싸진 표지에 담겼다.


실제로 이 책을 예비 부모에게 선물했더니 감동 그 자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모두는 각자 이런 숭고하고 화사하며 사랑스러운 존재로 태어났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3) 우리 셋 : 바루 글, 그림 / 이슬아 옮김 / 여유당 2023. 04.23.
- 출처: 알라딘 서점 -

우리 시대의 화두를 쓰고 그려 온 세계적인 바루 작가가 '태아'의 시점에서 생명 탄생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사랑하는 그녀와 그가 만나 포근한 둥지를 짓고 '나'는 자랄 수 있게 된다. '나'는 콩알만 했을 때부터 처음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성별이 정해지고, 빛을 느끼며,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마침내 처음 세상에 나와 그녀와 그를 만나는 순간까지 가슴 벅찬 9개월 여정을 들려준다.

이 책을 번역한 이슬아 번역가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고의 마법"이라고 말한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자녀와의 관계가 메말라 갈 때, 이 이야기를 통해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감동과 감사를 생각하면 사람이라는 마법을 불러낼 수 있지 않을까.


(4) 나 태어날 거예요! : 고막타 가츠미 글, 그림 / 박종진 옮김 / 보림 2015.05.29.
- 출처: 알라딘 서점 - (절판)

국아기 입장에서 쓰인 태교 그림책이다. 엄마 질 안에 수많은 정자들이 들어온 걸 표현한 첫 장면은 빨간 화면에 눈처럼 별처럼, 내리는 하얀 점들로 시작한다. 별들은 흩어지고, 흩어진 별들 중 하나가 또 다른 큰 별로 들어간다. 하나가 된 별은 커져서 작은 생명이 된다. 작은 생명은 엄마와 함께 호흡하며 조금씩 자라나 사람의 형체를 갖춰 가기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1,000부 한정으로 제작된 그림책이다.


https://youtu.be/fNOpXKCKhKw


2. 탄생: 놀랍고도 신비로운 순간

(1) 탄생: 아기가 태어나기까지 - 미란다 폴 글, 제이슨 친 그림, 안지원 옮김, 류지원 감수
봄의정원 2023. 10.27.


- 출처: 알라딘 서점 -

예비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가지고 낳는 것이 처음이라 신비롭기도 하지만 낯설기도 한다.

특히 엄마가 되는 여성 입장에서는 자신의 몸 변화가 궁금하면서도 당황하지 않기 위해 산모책을 구비한다.

이때 정보그림책을 이용하면 좋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친절한 이야기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딱딱한 느낌보다 따스함이 다가오면서도 자연스럽게 태교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책은 임신과 출산 과정을 임신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고 달마다 자라나며 달라지는 태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임신 1,2,3개월 차를 보여주며 사람의 모습을 갖춘 귀여운 아기가 되어감을 보여준다. 임신 4개월 차부터는 태아의 실제 크기와 가깝게 그림 그려 한눈에 아기의 크기와 성장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을 보여주며 탄생의 신비와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2) 아가야, 안녕? : 제니 오버렌드 글, 줄리 비바스 그림, 김장성 옮김 / 사계절 2000.09.05.
- 출처: 알라딘 서점 -

호주에서 교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니 오버렌드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 생명탄생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그려내고 있다. 바로 밑의 동생을 기다리는 형의 목소리로 서술되는 '엄마의 아기 낳기'는 집에서 아기를 낳는 엄마를 온 가족이 도와 순산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요즘은 병원에서 아이를 낳지만 상황에 따라 집에서 혹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아이를 낳기도 한다.

엄마 다리 사이로 아기의 얼굴이 보이는 장면은 유교사상이 짙은 우리나라에서는 당황스럽기도 하겠지만, 사실적인 그림을 따뜻한 파스텔톤으로 그리고 있어 감동적이다.


불편한 시선 때문에 사실적인 현상을 거부하는 건 옳지 않다. 오히려 이 그림책처럼 당당하게 보여줌으로써 가족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태어난 건지 아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 탄생의 신비로움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한 듯하다.



3. 부모가 된다는 건

(1) 엄마 도감(리커버) : 권정민 글, 그림 / 웅진주니어 2021. 07.16.
- 출처: 알라딘 서점 -

<<엄마 도감>>은 산모가 아이를 낳고 난 후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갓 태어난 아이 시선으로 보여준다.

"엄마가 태어났습니다. 나와 함께."
이 책은 생김새, 몸의 구조, 신체 변화, 수면 활동, 엄마의 가방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엄마를 조명한다. 아기 눈에 비친 엄마의 24시간. 작가가 아이를 낳고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해야 했던 육아의 시간, 모든 것이 처음인 순간을 온몸으로 감당하며 떠올렸던 이야기 한다. 그래서일까? 엄마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눈시울을 붉히지도 모른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때가 생각해 눈물이 핑 돌았다. 예비부부가 이 책을 함께 읽는다면 아내는 자신의 모습을, 남편은 아내의 변화를 알게 되어 더 애틋해질 것이다.


(2) 엄마 : 다르지만 똑같은, 31명의 여자 이야기 - 엘렌 델포르주 글,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밝은미래 2019.01.15.
- 출처: 알라딘 서점 -

외모, 사는 곳, 직업, 가치관 등 모든 것이 다른 31명의 여자, 이들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연결된다.

'여자'로서는 다르지만 '엄마'로선 똑같다는 걸 아름답게 포착한 그림책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부터 아이와 먹는 걸로 옥신각신하는 엄마, 쌍둥이를 돌보느라 녹초가 된 엄마, 직업이 군인이라 아이 곁을 잠시 떠나야 하는 엄마, 해변에서 아이를 잃어버리고 화들짝 놀란 엄마......

31명의 여자들이 아이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누군가는 이미 겪었고, 누군가는 겪고 있으며, 누군가는 곧 겪을 이야기는 '엄마'라는 존재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함을 선사한다.


(3) 아빠: 모두 다르지만, 변함없는 31명의 이야기 - 엘렌 델포르주 글,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밝은미래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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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세상 곳곳에서 다양하게 살아가는 31명의 아빠 이야기 그림책이다.

시적인 글과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엮었다. 아이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아빠와 아빠를 향한 자식의 마음을 함께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아빠가 그리워지는 이야기, 아빠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자로 살다가 아빠가 되면서 삶이 변했지만 그 변화가 아쉬움이 아니라 자랑이 되고, 기쁨이 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표현 잘 못하는 아빠들의 솔직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아빠 스스로의 감정과 자식이 아빠를 생각하며 느끼는 감정, 양 방향의 감정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요즘 지인들이 예비 부모가 되고 있다. 저출산 시대에 기쁜 소식이다.

어떤 걸 선물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림책'이 떠올랐다. 한 권은 <<<바로 너야!>>로 나머지 한 권은 <<아빠_모두 다르지만, 변함없는 31명의 이야기>> 그림책으로 선물 줬다. 반응은 뜨거웠다. 어릴 적 읽고 처음으로 본 그림책이 이토록 멋지고 마음에 와닿는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림책의 놀라움이기도 하다.


'예비 부모' 그림책큐레이션을 하면서 아기 탄생 과정이나 엄마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그림책은 많았지만, 의외로 아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림책은 찾기가 힘들었다. <<엄마 도감>>처럼 <<아빠 도감>>도 있었으면 좋겠다. 여성은 부모가 되면서 몸 변화부터 일어나면서 감정도 많이 바뀐다. 이 부분은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뉴스에서도 다루지만, 몸으로 변함이 없는 아빠라서 그럴까. 아빠가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이가 들어 자식이 아빠를 바라보는 시선의 책은 있지만, 남편에서 아빠가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없기에 그림책 작가들이 이 부분을 고려해서 한 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가지고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과정은 아름다우면서도 고통스럽다.

그만큼 부모가 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또 다른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아이가 독립할 때까지는 모험을 하는 중이다. 그래도 우리가 가정을 이루려고 하는 건 무엇일까?

모쪼록 예비 부모들이 그림책으로 예쁜 태교 하며 건강한 아이를 낳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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