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시간 사이>
와 우~~~~ 끝.
매일 최선을 다 한다고 하지만 어느 날은 아주 만족스러운 날이 있고 어느 날은 서비스가 순조롭지 않아서 괴로운 날이 있다.
완벽한 서비스가 끝난 날의 우리들은 작은 파티를 했다. 심장을 쪼는 듯한 극도의 긴장이 끝나면 어름처럼 차가운 맥주 한잔 마셔줘야 한다.
몸은 몹시 피곤 하지만 뿌듯함과 기쁨, 그러나 다른 면으로는 마음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가 된다. 칭찬과 격려, 각자 느낀 바를 이야기하고 좀 부족했던 것들에 대해서 또는 일하면서 서운 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된다.
작은 파티가 끝났다. 이제 집으로 갈 시간이다.
가게의 문을 나서서 철컥하는 문 닫는 소리와 함께 변신이 시작되었다.
집을 향해 걸어간다. 집으로 걸어가는 약 20분 정도의 시간은 한발 한발 내 디딜 때마다 한 겹 한 겹 가게의 주인장 겸 요리사에서 아내로 아이의 엄마로 변신하는 시간이다.
요즘 아이들의 신발에는 찍찍이라는 것이 달려 있어서 신발을 신고 벗기가 편리하다. 신발의 끈을 열심히 매는 아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아침에 신발의 끈을 매면서 잠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진 것 같다. 신발의 끈이 없어져서 그 시간이 없어졌는지 아이들이 그 짧은 시간 조차 만들 수없어서 신발의 끈이 없어졌는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짧은 생각조차 할 시간을 자꾸 빼앗기는 것은 아쉽다. 행동을 하기 전 잠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에 본인들의 신발의 다시 한번 꼭꼭 매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 시간도 시간과 시간 사이 마음을 다시 잡는 시간이 아닐까?
나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 앞치마를 입는 짧은 시간 동안 내가 해야 할 일 그리고 오늘 음식들을 먹고 즐겁고 건강한 시간을 보내기 바라는 마음.... 앞치마를 입는 그 시간에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니 놀랍지.
나는 앞치마를 목에 끼우고 허리끈을 매는 시간 동네 아주머니에서 요리사로,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과 손님이 오시기 전, 음식이 서비스되기 전과, 손님이 가시고 난 후, 서비스가 끝난 후와 정리하는 시간. 집으로 가는 동안과 도착 시간.
시간과 시간 사이.
시간과 시간 사이는 주어진일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