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주 기행 8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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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송하량액’은 제5회 전국 주류 평가대회에서 금장을 받아 ‘중국 명주’가 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송하주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국영기업이 가지는 폐쇄성과 그에 따른 시장 적응력의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해마다 매출이 떨어지던 송하주는 2001년 거의 존폐의 기로에서 매각될 위기에 놓인다.
결국, 2002년 9월 중국 유수의 제약회사, 보인(輔仁)그룹이 주식의 85%를 장악하면서 매각급 민영화로 들어가게 된다. 그 결과 2004년 당시 3억8000만 위안을 기록하여 같은 업종 전국 18위에 지나지 않았던 송하주의 매출액은 2007년에는 7억5000만 위안으로 급성장을 이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하주가 나아갈 길은 아직도 멀고 험난하다. 마오타이, 우량예 등에 비하면 송하량액은 아직도 2류급 바이주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6년부터 서봉주(西鳳酒)와 낭주(郎酒)가 ‘송하량액’을 추월하며 술의 춘추전국시대의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형편이라 만만찮은 상황이다. 송하주가 아직 하남이라는 지역성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지역성의 탈피와 브랜드 라인업의 정리, 경쟁력 있는 디자인의 확보 등 당면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앞으로의 지켜볼 관건 포인트라 하겠다.
송하량액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수를 원료로 하며 맑고 단맛이 도는 광천수를 쓴다. 수수와 같은 원료는 꼭 당해에 생산된 것을 쓰며 동시에 질 좋은 밀로 누룩을 만든다. 누룩을 만들 때는 사람이 직접 발로 밟는 방식을 쓴다. 증류를 할 때도 전통의 기법을 쓰며 단계별로 적당량의 술을 받아 급수를 구분하여 창고에 넣는다.
양조 과정에서 송하가 여느 술과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배합(블렌딩)을 먼저 하고 그리고나서 저장과 숙성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여타 술처럼 저장과 숙성을 먼저 하고 배합을 나중에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술을 배합할 때는 5년 이상 숙성시킨 원주(原酒)를 일정량 섞는다. 그리고 어느 계절에 받은 술인가, 어느 구덩이에서 발효를 거친 술인가 등을 따져 서로 같지 않은 유형의 술을 섞는다.
한 번 술을 받아내고 남은 원료는 넓은 장소에서 펴서 잘 식힌다. 휘발산과 표면의 수분이 날아간 원료에 새 원료를 보태고 누룩을 뿌리면 다시 발효지에 넣을 수 있는 새 원료가 되는 것이다. 원료를 발효 구덩이에 넣고 나면 입구는 진흙으로 봉한다. 송하주의 발효 기간은 60일이다. 증류로 얻은 술은 상수리나무통에 담아 창고에서 묵힌다. 어둡고 건조한 저장고에서 조용히 1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바로 저장·숙성이다.
송하에서 생산되는 상품들은 국가 명주인 ‘송하량액’ 계열과 하남 명주인 ‘녹읍 대곡(鹿邑大曲)’ 계열 그리고 기타 계열로 구성돼 있다. 송하량액 중에서 최고급품은 ‘노자(老子)’라는 상표를 쓰고 있으며 그 다음 고가품으로는 ‘공영천하(共天下)’가 있다. 대표 브랜드인 송하량액도 5성급(星級), 4성급, 3성급으로 구분된다. ‘녹읍(鹿邑)’ 또는 ‘녹읍대곡(鹿邑大曲)’이라는 상표는 대개 저가 제품에 사용된다.
◦무릉주(武陵酒) - 장향형 (酱香型)
후난성(湖南省) 창더시(昌德市)의 양조장에서는 원래 더산따취(德山大曲)를 생산했는데, 1979년 새로운 술을 생산하기로 결정하고 지명을 따 술 이름을 붙인 것이 바로 무릉주(武陵酒)이다. 1987년 분가하여 양조장 이름도 ‘우링(武陵) 양조장’이라고 바꾸게 된다.
하지만 1990년대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1994년 해체되어버리고 10년의 방황의 시간 끝에 결국, 2004년에 앞에서 언급했던 노주노교(泸州老窖)의 실질적인 자회사로 편입되며 겨우 다시 조금씩 부활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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