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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해서 마시는 사케도 있다구요.

니혼슈(日本酒)의 세계 -5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265



- 우라가스미 키잇뽄 (浦霞 生一本)


우라가스미 키잇뽄의 가장 큰 장점은 안주와의 함께 할 때 그 맛이 훨씬 더 배가된다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지 의아할 수 있는데, 사케 자체만 마셨을 때에 온전히 그 맛을 내는 것이 좋은 술임에도 불구하고, 사케만 흔히 말하는 깡으로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더군다나 아츠캉(熱燗)으로 마실 경우에는 그것에 맞는 안주를 맞추기가 조금 난해한 경우도 있다. 잘못 먹게 되면 사케의 맛도 안주의 맛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초심자들이 안심하고 어떤 안주를 선택하더라도 포용해줄 수 있는 무난한 아츠캉(熱燗)이 있지 않겠는가? 그 대표적인 사케가 바로 우라가스미 키잇뽄, 되시겠다. 심지어 집에서 식사할 때 반주 아츠캉(熱燗)으로 곁들여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나구라야마 겟큐 (名倉山純米酒 月弓)


겟큐를 양조하는 ‘나구라야마 주조(名倉山酒造)’는 ‘깔끔하면서도 달콤한 풍미’를 모토로 하는 양조장이다. 겟큐는 그러한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대표선수 격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과 풍미가 적당히 갖춰진 사케로 아츠캉(熱燗)을 하게 되면 그 풍미가 훨씬 배가되는 전형적인 사케이다. 다만 온도를 너무 뜨겁게 데우게 되면 은은한 향을 지워버리는 악수를 두게 되니 주의할 것, 중탕을 위한 물을 뜨겁게 한 정도에 미지근하게 데워지면, 자연스럽게 그 은은한 향이 퍼지기 시작하며 입맛을 돋아줄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한국의 이자카야에서 아츠캉(熱燗)로 내놓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혼조조와 준마이까지가 초심자용. 이자카야에서 마시는 것으로 연습을 시작해서 집에서 아츠캉(熱燗)을 좀 해봤다 싶으면 이제 주종을 조금 특별한 쪽으로 옮겨갈 단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전 시간에 공부한 사케의 분류 중에서도 키모토와 야마하이는 아츠캉(熱燗)의 중급자 이상들이 즐겨마시기 위해 선택하는 사케이다. 이미 혼조조와 준마이로 아츠캉(熱燗)의 세계에 맛을 알게 되었다면 그 두 가지보다 산도가 높은 야마하이와 키모토가 주는 농후한 맛을 십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래서 배움은 끝이 없다는 것, 아닐까?


아츠캉으로 마시기 좋은 키모토(生酛)와 야마하이(山廃)


- 오토코야마 키모토 준마이 (男山 生酛純米酒)


사케를 마시는 이들에게는 생각보다 이름이 많이 알려진, 오토코야마(男山)는 이름에서 풍기는 대로라면 엄청 남성적이고 거친 맛일 듯 하지만, 실제로는 잘 발효된 쌀에서 퍼져 나오는 깊은 단맛이 은은한 것이 천상 여성적인 맛이다. 대개 이 브랜드를 아는 이들은 상온에서 그냥 마시거나 심지어 차갑게 해서 마시기도 하는데, 아츠캉(熱燗)으로 한번 마셔보면 왜 산도가 높을수록 아츠캉(熱燗)에 적합하다고 하는지 그 차이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 히라이즈미 초쿄 (飛良泉 長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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