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곳이 곧 나의 독서 장소가 된다
나는 오히려 도서관을 선호하지 않고, 카페를 애용하는 편이다. 도서관은 책장 하나 넘기기도 눈치 보일 때가 많다. 물론 다 같이 독서를 하는 곳이니 조용히 하는 것이 맞지만, 소음을 일으킬까 눈치만 보다 나온 적도 더러 있는 내게는 카페만큼 좋은 독서 장소가 없다. 책장을 팍팍 넘겨도 눈치 보이지 않거니와 무엇보다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독서할 때의 그 기분이란!
외에도 다른 장점도 들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중간 맛있는 음료를 마시면서 오래 독서하느라 아파진 머리와 눈을 잠시 리프레시할 수도 있는 것, 친한 사람을 데려가 같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독서할 수 있다는 것 등등.
음료 가격대가 높은 카페로 가기를 권하고 싶다. 음료 가격이 높은 카페는 주말이 아니라면 대개 독서하지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아무나 오지 않기 때문이다. 저가형 커피를 파는 곳은 왁자지껄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 카페 와서 떠드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책을 읽을 요량으로 가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소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은 되어야 한다는 건데, 백색 소음 수준이면 몰라도 사방에서 큰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 카페는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평일 오전의 스타벅스 혹은 커피빈, 아티제를 추천한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장점은 다른 개인 카페나 호텔 카페에 비해 오랜 시간 앉아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자책으로 독서하시는 분들은 꼭 프랜차이즈 카페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한 가지 더 권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몰 안에 있는 매장을 피하고, 대학가나 비즈니스 장소 근처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길 권한다는 것'이다.
만일 조금 더 여유가 된다면 호텔 카페도 추천한다. 여기에 약간의 팁을 하나 더 얹자면 5성급 호텔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가보기를 추천한다. 재테크나 시장 동향에 관심 있는 분들께는 좋은 호텔 카페만큼 좋은 장소가 없다. 사업가들과 학술 콘퍼런스 때문에 투숙하는 경우도 꽤 많기 때문에, 앉아서 주변 테이블에 앉아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꽤 많은 정보를 얻어올 수 있다. 독서를 이런 곳에서 하게 된다면 텍스트로 배우고, 실제 종사자에게 강연도 들을 수 있게 되니 일석이조 아닌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일 오른쪽 사진 속 장소는 내가 독서용 카페로 지목해 놓고 열심히 다니고 있는 개인 카페이다. 루프탑이 있어서 쾌적하고 햇볕이 따사로운 날에는 루프탑에서 여유로이 독서를 하곤 한다.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독서 장소를 탐색해 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공유해보고 싶었다.
제일 좋아하는 곳이 카페라고 앞서 이야기했지만, 나는 카페에서만 독서하지 않는다. 카페에서만 한다면 그건 습관이 아닌 스페셜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 독서가 될 뿐이니까. 그래서 나는 내가 가는 모든 장소를 나의 독서 장소로 만들기 시작했다. 집은 물론이고, 어디를 가든 책을 들고 다니며 발 닿는 대부분의 곳에서 독서를 한다.
특히 외출을 하게 되면 10분 이상 비는 시간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때를 독서로 채우면 그 시간은 세상에서 제일 유익한 시간이 된다. 단 10분일지라도 독서로 빈 시간을 채우는 것, 이만한 효율을 자랑하는 행위가 어디 있을까. 나는 대기 시간뿐 아니라, 달리는 교통수단 안에서도 독서를 한다. 일단 책을 열어 읽어보고 멀미가 날 것 같으면 접는다. '멀미가 날 것 같아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이 그 시간을 날릴 명분으로 굳혀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은 지하철과 기차는 기본적으로 독서를 한다. 그리고 버스와 자가용의 경우 일단 읽어보고 승차감이 괜찮은 차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독서를 지속한다.
집중하는 독서가 1순위가 되어야 하지만 어디서 집중할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면 통근이나 통학하는 시간을 활용해 보자. 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느낌보다는 버릇을 들인다는 마음으로 읽었면 한다.
여담으로, 나는 외출할 때 책을 두 권 이상 가지고 나간다. 한 권만 가지고 나가면 꼭 다른 책으로 갈아타고 싶은 순간이 오는 스스로를 발견한 이후 그런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상반되는 장르로, 벽돌 같지 않은 반양장 도서 두 권을 들고 다닌다. 양장은 반양장에 비해 자유롭지 못해서 다니면서 읽기 힘들었다. 자유롭지 못하다 함은,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꽤 많은 제약이 따름을 의미한다.
너무 책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은 아이패드 하나만 들고 다니며 전자책으로 읽기도 한다. 무거운 책 여러 개 들고 다니느니 아이패드 한 권으로 수 만권을 읽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