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형의 파우스트 4 -2
90이 넘은 아버지가 50대 나를 경찰에 신고했다. 1 -2
그러고 나서 형한테 통 연락하지 않았다.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늘 아버지는 명절 때나 큰형 생일에 나한테 물어봤다. 네 들 형제들은 뭐 하는 놈들이냐. 어떻게 연락이 한번 없어. 그리고 네 형수들은?
각자 따로 살면 그만이었다. 더 이상 아버지한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야기하면 또 지난날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말도 못 할 집안사를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집안일이 명절 때마다 나를 괴롭힌다. 그냥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그 비참한 비사(祕史)가 펼쳐진다.
그래서 용인 평온의 숲에 어머니 납골당에 아버지를 데리고 갔었을 때, 늘 반복된 일이 이어진다.
네 형들은 뭐 하는 놈들이냐? 어머니 기일이나 알고나 있는 거냐?
거기에는 아무런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꽃이 곁에 붙어있거나 메모라도 있었었길 바랐었나. 그래도 자식들이 왔다 갔나, 기대라도 했었나.
고등학교만 나온 막내아들이 아버지를 데리고 벌써 9년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갔었다. 거기에는 대학 나온 큰형이나, 작은형이 혹은 형수들의 흔적이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 모르지. 왔다 갔는지도. 흔적만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나를 고등학교만 나온 들 떨어진 놈으로 대하고 있다.
톡으로 그렇게 작은형한테 메시지를 날리고 나서야 득달같이 집으로 달려왔다.
형이 내가 걱정돼서? 아니면 아버지가 걱정돼서?
심한 욕으로 점철된 톡 내용으로 인해 형이 분노한 것이다. 형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작은형수를 욕한 부분에서는 더욱 참을 수 없었나 보다.
형은 집에 오기 전에 내게 전화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