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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발음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 언어의 목적은 발음이 아니라 '소통'이다

발음 완전치 않아도 영어 "오케이!"


영어를 배우는 것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는 너무 원어민 발음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유치원 때부터 많은 돈을 들여가며 꼭 원어민처럼 영어 발음을 하도록 하는 것에 집착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믿는다. 


외국어로 영어를 선택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의사소통을 하는 데 지장이 되지 않을 정도의 발음을 할 수만 있으면 된다. 특히 어른이 될수록 영어 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그것은 주로 모국어의 전이현상 때문에 생기는 모국어의 요인과 외국어에 대한 노출 빈도, 선천적인 음성학적 재능, 그리고 학습 태도와 동기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지어 영어를 잘 한다는 성인들의 영어 발음이 유려하지 않고 딱딱하게 들리는 이유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나 영국의 영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통영어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이분법적 논리다. 심지어 필리핀 영어나, 인도 영어를 브로큰 잉글리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런 주장은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잉글리시가 아니라 '글로비시'(Globish) 시대가 오고 있다. 본연의 영어는 근간으로 하되 그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 국민의 모국어 언어체계, 특히 구강 구조에 따라 영어의 발음이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다양한 발음은 각자의 문화특성 


외국어를 배우게 될 때는 처음에 체득한 모국어의 영향이나 간섭을 받게 되어 있다. 

두 개 언어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이런 현상 때문에 한국인이 한국식으로 영어를 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필리핀이나 인도를 포함하여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의 사람들은 그들 고유 언어의 발음 방식으로 해서 영어를 말한다. 그렇다고 그 영어를 국제 언어가 아니라고 그 누구도 이야기 하지 못한다.


인도의 엄청난 인구가 말하는 영어를, 앞으로 중국 사람이 점점 쓰게 될 영어를 원어민 발음이 아니라고 해서 배척할 수는 없다. 그들이 말하는 영어가 어떻게 보면 원어민의 영어보다 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결국 글로벌 언어란 그 사용하는 인구 규모나 그 국가의 국제적 위상에 따라 결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텔레비전에는 발음은 외국인 발음이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을 자신 있게 영어로 설명하는 외국인 전문가들이 자주 등장한다. 


설사 그들의 영어가 문법적으로 완벽하지 않고, 원어민이 쓰는 관용적인 표현은 들어 있지 않더라도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원어민 외국인이 잘 하는 영어가 발음을 꼭 미국인처럼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All is well!'을 '알 이즈 웰!'로 읽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도 영화 <세 얼간이>(3 Idiots)가 있다.

일류 명문대 천재공학도들은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정책에 반기를 든다. 그리고 자기들의 진정한 꿈을 찾아 나서는 천재다운 기발한 발상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마치 뮤지컬처럼 그린 영화다.


그 영화에 나오는 인도 사람들의 영어 대사는 ‘이게 영어인가?’ 할 정도로 인도어인지 영어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들은 외친다.


"알 이즈 웰!" "알 이즈 웰!" "알 이즈 웰!"


"All is well!"의 인도식 발음이다. 여기에 그들의 발음을 그대로 써나서 그렇지 실제 영화의 대사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잘 모를 정도다. 당연히 원어민들이야 모두 이해하겠지만 말이다.


그 영화에는 정통 영어에만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정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사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 인도 영화는 해외 시장에 수출되어 당당히 인도식 영어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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