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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데 중요한 요소

계속 걸어가는 모습이 뭉클하며 때론 싱그럽다

by 홍선


40여분, 3km여를 걷고 있다. 아침 6시와 7사 사이. 시간과 장소는 가끔 변하지만 간혹 잠을 위해 상황이 바뀌어서 못, 안 걷기도 하지만 근래 들어 5개월 차 지속적으로 걷는다.


걷기 시작할 때 보이던 들리던 풀, 물, 바람, 아침 햇빛도 여전히 걷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거기에 더해져 이 아침에 나가면 사람들이 걷고 뛰고 자전거 타고 있어 비등하게 걷고 싶어지는 시각적 요소로 중요해졌다.


후, 청각을 제하면 시각적 요소로만 보이는 그 아침 시간 속 사람들이 햇빛 속이든 빗속이든 구름 속이든 계속 걸어가는 모습이 뭉클하며 때론 싱그럽다.


아침, 비슷한 시간에 일어난 건가 감이 조금 안 오는 흐린 날이 이어지지만 몸의 느낌은 그 시간인 것 같아 보니 일어나는 비슷한 시간이다.


침대 위에 누워 다리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천천히 대칭해 풀어주고 벽에 기대 벽 크랭크를 몇 번 하고 까치발 들으며 어제 보던 책을 펼쳐 한 페이지를 읽어둔다. 책, 조지 쉬언의 달리기와 존재하기로 60 페이지즘 읽고 있다.


대출일자가 하루 남아 어제는 도서관에 들려 두 권 완독 소설, 장미의 이름은 장미와 어제는 봄을 자가반납기로 한 권씩 반납하고 동화책 한 권, 고전 한 권, 달리기 책 한 권, 현대문학선 PIN 중 한 권 조예은 작가 책을 빌리려다가 동화책은 무슨 코드로 묶여있어 대출이 불가해 놔두고 3권을 대출했다.


서머싯 몸의 단편선과 달리기와 존재하기를 먼저 교차독서하는 중이다.


흰 줄 이어폰으로 팟캐스트처럼 유튜브를 듣는데, 걷다가 들을 땐 보통 이어폰 한쪽은 귀에 꽂고 한쪽은 티셔츠목에 거는데 아까는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스피커 우퍼 단 듯 동굴 보이스라 급히 목에 걸렸던 이어폰마저 꽂아 오른쪽으로만 듣고 있던 유튜브의 친숙하고 나긋한 그 유튜버의 말소리로 청각을 채운다.


이십 대 때, 지하철에서 알게 됐는데 밀도 높은 먼지 많은 곳에서 사람의 체취와 어떤 말소리들의 소음이 후각과 청각을 지치게 해 식은땀이 나거나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지하철이 아닌 천변의 트인 공간에서도 사람들이 뛰고 지날 때 소리와 각 옷의 냄새들이 특출할 때는 괴롭다.


아침에 나올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남은 어떤 사람이 남긴 담배 냄새나 음식물이 지나간 냄새, 좁은 엘리베이터 속 옆 사람의 집에서 나는 공간의 냄새, 나고 있는 향수 냄새, 지나간 향수 냄새가 힘들다.


아침 운동을 할 때, 아침의 기운과 건강뿐 아니라 운동으로 인한 향기가 입혀지길 바라는 마음이 그래서이다.


8월 말까지는 천변의 아침 냄새인 풀 냄새가 바뀌다가 이제 가을로 제대로 접어드는지 풀의 냄새들이 안정화됐다.


10년 만에 12번째 앨범이라는 신승훈 뉴스가 연합뉴스에서 나온다. 고등학교 때 처음 좋아한 노래의 가수이다. 그때, 신승훈의 목소리와 가사는 향기가 좋았던 기억 같은 그 어디쯤이었던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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