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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함께 네덜란드의 시원한 여름

by 이나앨

애들끼리 보트를 타고 동네 개울가에서 노는 모습, 자주 봐도 항상 신기한 네덜란드의 여름 풍경이다.

전동보트나 낚싯대를 들고 나오는 십대도 있다

한국의 선선한 가을이 좋아 지인들이 언제 한국에 가면 좋겠냐고 물으면 10월이라 답한다. 꼭 한국의 가을 같은 게 네덜란드의 여름이다. 선선하고, 하늘이 푸르고, 햇빛이 따갑지 않다. 보통 8월은 대게 날이 좋지만 6월이나 7월은 안 좋은 날도 있다. 오늘은

20도에 내리 비가 내린다.


물길이 많은 나라라 곳곳에 개천이나 시내가 흐르는 데 어렵지 않게 수영복만 입고 다이빙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도시인 암스테르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성벽에서 뛰다니 너무 높지 않나.. 조마조마하다

이곳 아이들은 생존형 수영(머리를 내놓고 수영하는 개헤엄이다)을 필수로 배운다. 등급별로 수료증까지 따야 하니 이렇게 다이빙하며 헤엄치고 노는 게 무섭지 않나 보다. 나도 한 번 물에 들어가 수영한 적이 있는데, 깊고, 차갑다. 20대의 나는 갑자기 무서워져서 얼른 뭍으로 나갔었지만 멋모르는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해질 때까지 다이빙을 하며 논다.


물놀이가 주는 즐거움이야 말해 뭣할까. 어느 더운 날 할아버지가 손주를 안고 분수대 안에 들어가 있다.

해수욕장도 성황이다. 네덜란드의

해수욕장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지 모른다. 바람이 많이 불어 어디든 서핑하는 사람들이 있고, 해변을 따라 “비치클럽”이라 일컬어지는 레스토랑이 들어서있다. 이 레스토랑들 앞 모래사장에 자리를 빌리거나 (식음료를 주문하기 편하다는 장점), 공공장소에 깔개를 놓는다. 일광욕하는 사람도 있고, 아이들이 모래 놀이를 한다. 종종 바닷물에 떠내려오는 투명한 해파리는 조심해 비켜가야 한다.

블루멘달 Bloemendaal aan zee나 잔드포드 Zandvoort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3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아 날씨 좋은 여름날에는 해수욕장 가는 사람들로 기차역부터 붐빈다.

날이 좋으면 나이나 성별 불문하고 밖으로 나와 천국 같은 날씨를 조금이라도 더 느낀다. 날씨가 좋으면 “맛있다”는 표현인 “Lekker (레컬)”라 일컫는 것도 날씨가 주는 환희가 오감으로 느껴지기 때문은 아닐까.

싱그러운 녹음. 분수대가 있는 호수에 배도 띄우고 수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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