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의 맞춤사랑

누구보다 정확하게, 사이즈도, 색깔도, 타이밍도 딱 맞는 사랑이었다.

by 제이그릿

엄마는 늘 맞춤형이다

택배 문자가 왔다.

alex-jackman-_Bk2NVFx7q4-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Alex Jackman


응? 뭐지?

주문한 게 없는데… 혹시, 엄마?


역시나.

엄마의 깜짝 선물이다.


얼마 전, 동생이 입은 바지를 보고

“저거 예쁘다, 나도 사고 싶다” 했던 걸

엄마는 또 기억하셨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 바지가 우리 집 문 앞에 도착했다.

사실, 이젠 내가 사드려야 할 나이인데…

여전히 받는다.


그럼에도 기꺼이 받는 이유는,

그게 엄마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입어보자마자

엄마에게 인증숏을 보내드렸다.


예전엔 종종 선물 보따리를 들고

직접 오시곤 했다.

밥 한 끼 함께하고

이야기 좀 나누다 가셨는데,

요즘엔 택배가 대신 도착한다.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바쁜 딸에게

괜히 시간 뺏는 건 아닐까,

미안하셨던 건 아닐까.

( 나의 추측.)


나는 세 딸 중 장녀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셋 다 성격도, 스타일도

정말 다르다.


둘째와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아

거의 공동육아 수준으로

아이들을 함께 키웠다.

아이들끼리는 친남매처럼 자란다.


엄마는 그 다른 세 딸에게

각기 다른 사랑을 건넨다.

딱 맞춤형으로.


나에게는

화장품, 식기류, 주방 소품.

직접은 안 사지만,

있으면 자주 쓰게 되는 것들.

인스타 피드까지 감안한

엄마의 세심한 선택이다.


둘째에겐

맛있는 음식이 끊이지 않는다.

먹는 걸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진심 어린 먹거리가 늘 가득하다.

신기하게도 둘째 집에만 가면,

입이 절로 터진다.

먹을 복도 유전인가?


그리고 막내.

돌도 안 된 아기를 키우며

자기 일을 이어가는 막내에게는

‘엄마의 시간’이 선물이다.


매주 한 번,

엄마는 막내 집으로 출근하신다.


생각해 보면,

엄마는 우리 각자의 삶을

정말 잘 들여다보고 계신다.


누구보다 정확하게,

사이즈도, 색깔도, 타이밍도

딱 맞는 사랑을 주신다.


그런 엄마를 닮고 싶지만

늘 어딘가 부족하다.

마음은 굴뚝같아도

엄마처럼 되긴 어렵다.


그래서, 더더욱

나에겐 '무기'가 필요하다.

시간과 돈.


이 두 가지를 장착해서

엄마, 아빠, 그리고 우리 가족이

언제 어디서든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


그게,

내가 품고 있는 진짜 꿈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삶.

언제든 떠날 수 있고,

머물 수 있고,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시간들.

그리고,

누군가가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사람.


그렇게,

세 딸 중 큰딸로

존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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