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정확하게, 사이즈도, 색깔도, 타이밍도 딱 맞는 사랑이었다.
엄마는 늘 맞춤형이다
택배 문자가 왔다.
응? 뭐지?
주문한 게 없는데… 혹시, 엄마?
역시나.
엄마의 깜짝 선물이다.
얼마 전, 동생이 입은 바지를 보고
“저거 예쁘다, 나도 사고 싶다” 했던 걸
엄마는 또 기억하셨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 바지가 우리 집 문 앞에 도착했다.
사실, 이젠 내가 사드려야 할 나이인데…
여전히 받는다.
그럼에도 기꺼이 받는 이유는,
그게 엄마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입어보자마자
엄마에게 인증숏을 보내드렸다.
예전엔 종종 선물 보따리를 들고
직접 오시곤 했다.
밥 한 끼 함께하고
이야기 좀 나누다 가셨는데,
요즘엔 택배가 대신 도착한다.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바쁜 딸에게
괜히 시간 뺏는 건 아닐까,
미안하셨던 건 아닐까.
( 나의 추측.)
나는 세 딸 중 장녀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셋 다 성격도, 스타일도
정말 다르다.
둘째와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아
거의 공동육아 수준으로
아이들을 함께 키웠다.
아이들끼리는 친남매처럼 자란다.
엄마는 그 다른 세 딸에게
각기 다른 사랑을 건넨다.
딱 맞춤형으로.
나에게는
화장품, 식기류, 주방 소품.
직접은 안 사지만,
있으면 자주 쓰게 되는 것들.
인스타 피드까지 감안한
엄마의 세심한 선택이다.
둘째에겐
맛있는 음식이 끊이지 않는다.
먹는 걸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진심 어린 먹거리가 늘 가득하다.
신기하게도 둘째 집에만 가면,
입이 절로 터진다.
먹을 복도 유전인가?
그리고 막내.
돌도 안 된 아기를 키우며
자기 일을 이어가는 막내에게는
‘엄마의 시간’이 선물이다.
매주 한 번,
엄마는 막내 집으로 출근하신다.
생각해 보면,
엄마는 우리 각자의 삶을
정말 잘 들여다보고 계신다.
누구보다 정확하게,
사이즈도, 색깔도, 타이밍도
딱 맞는 사랑을 주신다.
그런 엄마를 닮고 싶지만
늘 어딘가 부족하다.
마음은 굴뚝같아도
엄마처럼 되긴 어렵다.
그래서, 더더욱
나에겐 '무기'가 필요하다.
시간과 돈.
이 두 가지를 장착해서
엄마, 아빠, 그리고 우리 가족이
언제 어디서든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
그게,
내가 품고 있는 진짜 꿈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삶.
언제든 떠날 수 있고,
머물 수 있고,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시간들.
그리고,
누군가가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사람.
그렇게,
세 딸 중 큰딸로
존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