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번째날. 안사면 그만이겠지만..
문득,
과연 나는 마케팅에 걸려든 것일까? 싶다.
이건 내가 구독하고 있는 채소박스에 관한 이야기다.
채소박스의 궁극적 목표는 ‘상품가치가 없는 농산물 구출작전’이다.
위와 같은 목적성으로 상처가 조금 있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아서 버려질 수밖에 없는 농산물을 판매한다.
취지도 좋고 직접 골라서 산다면 몰랐을 채소, 과일 등도 접할 수 있어 어차피 사 먹는다면 이것으로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단 말이지.
우선, 아주 소량의 채소들이 하나같이 비닐에 쌓여서 온다는 것이다. 생분해봉투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 생분해봉투가 무용지물임을 알게 되었다. 쓰레기 처리방식이 달라 쓸모가 없단다. 심지어 재활용도 안되기에 이 생분해봉투는 고스란히 일반쓰레기로 분류되어 버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가격'이다.
싸지 않다. 아니 오히려 따져보면 시중에 판매 중인 유기농이나 친환경농산물보다 용량대비 가격이 높다.
여기서 그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왜?
이야기하는 '상품가치가 없는' 버려질 상품을 판매하는데 더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가치가 없으니' 더 저렴하게 판매를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하고, 그래야 못난이 농산물들이 버려지는 일이 적어지는 것 아닌가?
비슷한 이유로 구독을 멈춘 지인들이 몇 있었다. 나만이 가진 의문은 아니었다.
필요에 의한 거니 맘에 인 들면 그만두면 된다. 그럼에도 궁금하다. 어떤 시스템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