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환경 변화와 지역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
급변하는 기술에 대한 대응과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1. 지역의 기술 수용도 및 활용도 진단
먼저, 기술 수용도 및 활용도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기술 수용도란 지역 인프라가 혁신 IT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할 수 있으며, 기술 활용도란 지역의 관광서비스 공급 주체-지자체, 관광공사, 관광재단, 관광기업 등이 스마트 기술을 어느 정도 활용할 역량이 되는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할 구조적, 조직적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가를 말합니다.
기술 수용도 및 활용도는 지역에 따른 격차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러한 격차는 수도권과 지역 간의 격차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단순히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느냐, 키오스크를 사용하느냐 등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환경 변화에 대응한 지역관광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지역(지자체 단위)의 기술 수용도 및 활용도를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관광콘텐츠를 늘이면 된다거나 스마트모빌리티 시스템을 도입하면 된다거나 AI를 통한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면 된다는 식의 해법이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 장기적 관점 및 시스템적 접근의 스마트관광 정책
우리 사회는 하나의 해법(Solution)이 존재하지 않는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고, 각 지자체마다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배경과 맥락이 있고, 그에 따른 서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맥락적 분석을 통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획일적인 관광정책으로 지역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없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 지자체가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전국에 수없이 개발되는 출렁다리나 스카이워크 등을 보아왔고, 최근에는 디지털미디어 전시가 유행처럼 개발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광정책은 결국 획일화된 국내 관광을 만들어 지역의 매력성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디지털전환, 스마트관광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서로 다른 컨택스트를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스마트 기술 수용도와 활용도 진단-평가-수용도 및 활용도 수준에 적합한 스마트관광도시 장기 플랜 수립-장기 플랜 유지 및 모니터링의 단계로 이어지는 장기 정책이 필요합니다.
3. 다양성, 연결성, 포용성 (Diversity, Network, Inclusion) 관점의 정책
기술변화 관련 지역관광 경쟁력을 위해 저는 3가지를 제시하고 싶습니다. 바로 다양성, 연결성, 포용성입니다.
첫째, 다양성입니다. 지역관광은 여러 관광욕구를 가진 다양하고 세분화된 시장을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의 관광시장이 아니라 지역에서 다양한 시장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때,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다시 찾을 이유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다양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바로 지역의 스몰 비즈니스(Small business), 마이크로 비즈니스(Micro-business)입니다. 지역에서 다양한 마이크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로컬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바로 그것이며, 지역 관광정책은 두 가지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 로컬 크리에이터, 지역의 마이크로 비즈니스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와 어떻게 관광객이 이들에게 접근 가능하도록 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날 디지털시대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롱테일 비즈니스의 확장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역의 글로컬화(Glocalization)가 충분히 가능해진 시대입니다. 다양한 로컬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관광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관광서비스 공급을 다면화 해야합니다. 또 이를 편리하고 손쉽게 선택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스마트기술을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연결성입니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데이터와의 연결입니다.
지역의 관광기업들(대부분이 소상공인 small & micro business)은 기술 수용도와 활용도가 낮으며, 정보 접근성 또한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역 관광기업이 지역 관광시장환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정보 연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관광데이터랩을 통해 지역 관광 관련 데이터를 활용 가능하도록 제공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데이터에 대한 해석과 이를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데는 갭이 존재합니다.
시장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환경인 지역 컨택스트에 대한 이해와 외부환경 변화를 함께 고려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역 관광기업들이 이를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비용과 노력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 기업들에게 필요한 관광데이터를 해석하고 컨설팅할 수 있도록 지역대학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와 지자체가 지역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지역 대학과 공유하고 이를 활용 가능한 가공된 정보로 전환하여 주기적인 정보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수집-> 데이터 가공 -> 데이터 해석 -> 데이터(정보) 공유/유통 -> 데이터 활용(컨설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자체-지역 관광대학-지역관광기업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포용성입니다. 우리는 기술을 어디에,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활용할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관광정책은 공익성과 미래 지향성, 문제 해결성, 목적 지향성을 바탕으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스마트 기술을 단순히 관광객의 즐거움을 위해 스마트콘텐츠 개발이나 편리함만을 위해 적용하는 것은 1차원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관광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활용, 관광약자를 위한 기술 활용, 지속가능한 지역관광을 위한 기술 활용 등 목적 지향적인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광지 혹은 관광명소의 혼잡지역 관리, 관광지 오염도 관리, 기상예측 재난 예보, 교통 접근성 해결 등에 어떻게 기술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고, 지역 관광산업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Micro & SMEs의 안정적 사업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ESG 경영 요구에 대비해, 디지털기술 변화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지역 중소 관광기업의 ESG경영 관리를 위한 솔루션 개발 등에 빅데이터, AI 기술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산-학-연 관광 R&D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대체로 정부나 지자체는 관광산업과 지역관광의 R&D에는 무관심하지만 어느 분야보다 R&D가 필요한 분야가 관광분야입니다.
* 위 글은 2024년 7월에 개최된 <제96회 한국관광학회 전남여수 국제학술대회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특별 세션:기술 환경변화와 지역관광의 미래>의 토론 중 제안한 내용입니다.
Image source: EUROPE IS LOOKING FOR THE BEST CITIES WITH SMART TOURISM OFFER https://www.tourism-review.com/smart-tourism-winners-to-be-announced-soon-news1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