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울이 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첫째 아이는 초등 고학년이고 둘째 아이는 아직 아기티도 벗어나지 못한 채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첫째 아이를 챙겨서 학원에 보내고 난 뒤에 다시 둘째 아이를 하원시키고 오면 학습도우미 역할을 했던 엄마의 모습을 던져 버리고 유아기의 둘째와 함께 놀아줘야 하는 엄마의 모습이 된다.
오전부터 속 시끄러운 일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두통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머리가 약한 진동을 느끼듯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디테일한 요구 사항을 이야기하기 바쁜 둘째 아이는 "엄마 엄마"를 불러대기 시작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동화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많은 엄마들이 책 읽어 주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난 이상하게 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책 읽어 주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놀게 없어서 심심하다고 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준다고 하면 언제나 "ok!"였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머리가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는 동화책이 딱!이다. 어른들이 읽는 책은 행간의 의미를 고심하며 파악해야 하고, 문장이 길며 나름대로 나의 생각을 결부 시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읽기가 쉽지 않다. 양질의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서 지적 허기를 채우는데 충분히 좋은 시간으로 생각되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머리가 복잡할 때는 이 마저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동화책이 딱이다!' 나름 스토리 라인도 탄탄하고 책 한 권 한 권마다 교훈도 담겨있다. 잘 골라서 읽는 다면 어른들의 교양서만큼이나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오늘 읽은 책은 겉모습이 더러워진 귀여운 오리 '꽥꽥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다가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친구들을 위험에서 구해주며 친구들과 화해를 하고 다시 사이좋게 지내게 됐다는 아주 간략하고 교훈적인 내용이었다. 책을 읽어 주고 나니 세상 해맑은 딸아이는 "꽥 꽥" 흉내를 내면서 거실을 돌아다닌다.
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가......
동화책 한 권에 아이는 심심하다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로 재미있게 동물 흉내를 내면서 놀고 있고, 난 잠시나마 복잡했던 머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동화책 5~6권 정도를 들고 온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이 담긴 동화책을 읽어 줄까 고민 한다.
어른들 책 못지않게 아이들의 동화책도 꽤나 철학적이다.
딸아이와 함께 이 책의 교훈은 어떤 내용일지 깊이 토론해 봐야겠다.
딸아이와 상호 의견 교환이 될지는 미지수다.
사진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