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4월 당시 유명작가인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Key Fitzgerald)와 무명 작가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가 프랑스 파리의 한 바에서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서 헤밍웨이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피츠제럴드는 헤밍웨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그 결과 헤밍웨이는 ‘해는 다시 떠오른다(1926)’라는 장편소설을 발표한다. 둘은 더욱 친밀한 친구가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헤밍웨이가 장편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1929)’로 명성을 얻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금이 간다. 헤밍웨이는 상업작가로 활동하는 피츠제럴드를 조롱하고 비난한다. 어느 순간 친구 사이에서 원수가 된다. 1940년 심장마비로 요절한 피츠제럴드는 유작 ‘최후의 대군(1941)’이 발표되면서 미국 사회에서 다시 피츠제럴드의 열풍이 일어나고, 헤밍웨이는 슬럼프에 빠지면서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린다.
7월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70대 운전자가 대형 교통사고를 냈다. 3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행인을 치고 구호하지 않은 70대 여성을 긴급 체포했고, 6일에는 서울 용산구에서 80대 남성이 행인 2명을 들이받았다는 보도가 있다. 7일 보험개발원은 “65세 이상 운전자 사고율은 65세 미만의 1.13배로 13% 더 높았다.”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건부 면허(고속 운전 금지, 야간 시간대 운전 금지,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금지 등)를 도입하자고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장자(莊子)는 양생주(養生主) 1장에 “선과 악은 구별하기 어려우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라.”고 했다. 익산시의회 유재구 의원은 2023년 제252회 임시회에서 만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면허 반납 시 교통비를 매년 20만 원씩 2년간 총 40만 원의 지원을 받게 하는 조례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대중교통의 질과 인프라, 유연한 사회제도 등 정책의 일관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도시 교통체계는 마을버스만으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150km를 달릴 수 있다. 이런 인프라에도 노령층은 차를 끌고 나온다. 익산시는 어떠한가? 버스의 배차 간격, 노선, 환승, 고장으로 결행, 버스 시간안내판, 운행 안내 전광판 등 많은 부분이 삐걱거린다.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면 차부터 먼저 사주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익산시 인구는 2000년 334,324명에서 2024년 6월 현재 268,143명(65세 이상 62,046명)으로 정주 여건이 좋은 곳으로 떠났다. 이렇게 인구는 감소했지만 등록된 차량수는 급속히 늘어 146,618대(자가용 140,255대, 영업용 5,819대)로 가구당 1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가족 1인당 1대씩 소유한 가정도 많다. 단기적, 임기응변식 정책이 아닌 지속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매일 2.2명이 교통사고로 피해를 본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하는 순간, 교통 약자가 된다. 작은 오류가 큰 문제로 이어진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이보다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가치관이다. 경험은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스스로 새로운 문제를 찾고 보완해 나가는 것은 사명감과 경험이 없으면 접근하기 어렵다. 리더의 경험은 구성원의 가치관을 만들고 그 가치관은 미래 정책 방향을 가리킨다. 정책이 좋은 방향을 지향하지 않으면 정책을 만들면 만들수록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멀어진다. 신생아 수 40만 명이 무너진 2017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지난 3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신입생 없는 학교가 176곳이었다. 인구절벽, 이제는 문화로 정착됐다. 짧은 시간에 고령 운전자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탁상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