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선수(22세, 배드민턴)가 8월 5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직후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장에서 두려움을 접고, 용기 있는 발언을 했다. 꾸미지 않고 솔직한 젊은 세대의 감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기자회견에서 선수의 권리와 건강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하여 첫 회의를 했다. 문화체육부 장관 유인촌은 16일 이사회 심의·의결도 없이 진상조사위를 꾸린 것은 협회 정관 위반이라며, "위원회를 새로 꾸려 제대로 조사하라"라고 권고했다.
7일 귀국 후 안세영 선수는 처음으로 자신의 견해를 16일 내놨다.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라고 사과하고,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꿔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면서 ‘협회와 선수의 소통이 원활한지 살펴보고,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라고 했다. 변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정치인, 사회 지도자, 미디어 그리고 국민에게 숙제를 던졌다.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섰다’라고 마무리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일상생활에서부터 직업, 인간관계,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의견을 모아 용기와 결단을 네릴 시기에 도래했다.
지난 4·10 총선 직후 한덕수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후속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부정하는 등 역사관 문제가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했다. 광복절 기념식은 두 쪽 쪼개져 열렸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 KBS는 광복절인 15일 0시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했고, 날씨 예보 배경 화면으로 좌우가 뒤집힌 태극기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한,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은 특정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부분으로 확산하고 있다. 8월 13일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낸 파리 올림픽 선수단을 환영하고 축하하는 해단식을 하기 위하여 종목 단체 관계자들과 팬들, 기자들이 공항에서 선수단을 기다렸다. 그 속에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부 유인촌 장관과 장미란 제2차관도 있었다. 대한체육회는 예행연습까지 한 행사를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입국장에서 선수단은 곧장 해산했다는 것이다.
청년 운동선수가 던진 메시지에 정치권이 끼어들고 있다. 우려스럽다.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일 큰 문제는 이념과 상관없는 일도 내 편이 아니다 생각하면 능력과는 상관없이 이념의 장으로 끌고 들어와 완전 편 가르기를 한다. 이는 공적인 영역의 일도 사적 감정의 잣대로 들이대는 성향 때문이다. 그렇게 싸우다 보면 본질적 문제는 간곳없고 이전투구만 남는다.
안세영 선수도 국가대표가 되면 운동선수로는 최고 명예고 운동에만 전념하며 발전된 기술을 배울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15세 소녀가 선배들 방 청소하고 빨래나 하고 외출하려면 20여 명 선배에게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 불만을 참아온 것도 대단한데…. 이제 목소리 좀 내고 하소연하니 한쪽에서는 돈만 안다고 배은망덕으로 몰아가고 그러다 보니 고향 나주도 대대적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가 눈치를 보느라 어정쩡하다고 한다. 이 나라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돌아볼 일이다.
세계 1등인 안세영 선수는 저런 대접을 받고 임원들은 과분한 대접 받는 것을 보면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사람대접 할 줄 모르는 사회, 염치없는 사회가 아닌가 한다. 나이가 계급인 사회가 대한민국 대한체육회에 존재한다는 건 나이 든 대한민국 많은 노인에게 자부심이 될 수 있으나 바람직스럽게 보이지는 않는다. 갈등의 원인과 목적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포용적이고 통합적인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2024년 8월 셋째 주 소통신문 기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