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quid Glass UI, 아름답지만 금이 간 디자인
애플의 디자인은 늘 혁신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iOS 26의 ‘리퀴드 글라스(Liquid Glass)’ UI는 사용성에서는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데요. 반투명한 인터페이스와 유리 재질의 표현은 시각적으로 유려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이러한 효과들 때문에 ‘잘 읽히지 않는 화면’을 접하게 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UX 리서치 분야에서 권위 있는 기관 닐슨 노먼 그룹(Nielsen Norman Group)에서 올린 “리퀴드 글라스는 아름답지만 금이 갔다(Liquid Glass Is Cracked)”는 리포트를 함께 살펴보며 애플의 새로운 UI시스템이 가진 사용성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퀴드 글라스는 시각적으로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콘텐츠를 배경에 묻히게 만듭니다. 반투명한 인터페이스는 글자와 아이콘을 배경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 텍스트 명시성을 떨어뜨립니다. 결국 사용자는 정보를 ‘찾아 읽는’ 대신 ‘눈을 좇아 헤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는 웹접근성 이슈도 있어 애플도 보완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었습니다.
iOS 26에서는 버튼, 탭, 아이콘이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탭을 전환할 때마다 흔들리고, 누르면 반짝이며, 기다리는 동안에도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움직임이 명확한 목적 없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결국 사용자는 “무엇이 바뀌었는지”보다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에 시선을 빼앗기게 되죠.
새로운 디자인에서는 탭바의 버튼은 이전보다 더 작고 빽빽하게 배치되었습니다. 특히 중앙 검색 버튼이 커진 대신, 나머지 탭이 밀려나면서 사용자들의 오작동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는 ‘보기 좋은 비율’이 ‘쓰기 좋은 경험’을 침해한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UI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입니다. 하지만 리퀴드 글라스에서는 버튼이 문맥에 따라 사라지거나 위치가 바뀌는 등, 인터페이스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지금 뭘 할 수 있는 거지?”라는 불안 속에서 조작을 반복하게 됩니다. 즉, 학습된 경험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UX가 된 것이죠.
검색창이 상단에서 하단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변화들은 신선해 보이지만, 이는 오랫동안 쌓여온 사용자 습관을 무너뜨립니다. 새로운 인터랙션으로 인해 유저들은 결국 다시 학습해야 하는 상태가 된 것 이죠. 혁신은 중요하지만, 익숙함의 힘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뒤로 가기 버튼과 브레드크럼(탐색 경로 표시) 기능이 사라지며 사용자가 현재 위치나 이전 경로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안드로이드식 디자인의 영향으로, 페이지 제목이 중앙이 아닌 왼쪽 정렬로 바뀌면서 기존의 안내 구조가 무너진 결과입니다. 앱마다 브레드크럼을 유지하거나 제목으로 대체하는 방식 또한 달라 일관성 부족과 사용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결국 리퀴드 글라스 UI는 ‘보는 즐거움’과 ‘쓰는 편안함’ 사이의 균형을 잃은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NN/g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디자인은 사용자를 감탄시키는 도구가 아니다. 디자인은 사용자의 행동을 돕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은 단순한 미학적 비판이 아닙니다. 화려한 시각 효과와 혁신적인 인터랙션이 아무리 인상적이라도,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디자인의 진짜 목적은 감탄을 유도하는 장식이 아니라, 사용자의 목표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 명확하게 이끌어주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트렌드나 기술적 표현에 매료되어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곤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혼란스러워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면 그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으로 평가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언제나 이 사실을 잊지 말고 늘 경계해야 할 것 같네요.
원문 출처: https://www.nngroup.com/articles/liquid-g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