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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학습의 미래

AI가 어떻게 '학습'을 변화시킬 것 인가

by 들여쓰기


교육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흔히 익숙한 장면을 떠올립니다. 칠판 앞에서 수업을 이끄는 교사, 일렬로 앉아 주어진 내용을 따라가는 학생들, 정해진 교재와 일정한 평가 방식. 하지만 이러한 상상과 달리, 실제 학습은 매우 개인적인 경험에 가깝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금세 이해되는 개념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여러 번 되짚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교육 시스템은 오랫동안 ‘평균’이라는 기준점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어떤 학생은 늘 학습이 버겁고, 또 어떤 학생은 학습 내용이 너무 쉬워 흥미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이제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앞서 말한 교육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최근 구글이 발표한 ‘인공지능과 학습의 미래’ 보고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며, 학습 방식 그 자체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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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은 본래 ‘개인적인 경험’

구글의 ‘인공지능과 학습의 미래’는 학습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학습은 사회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과정이다.” 학습은 교실이라는 집단 공간에서 이루어지지만, 진짜 이해는 각자의 머릿속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일어납니다. 각자의 배경, 사고방식, 흥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육은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평균’을 기준으로 작동해 왔습니다. 한 명의 교사가 모든 학생의 이해 수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맞춰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학습은 개인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도구는 부족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이 “AI가 교사를 대체하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나 구글 보고서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사가 본래 하고자 했던 역할을 되찾도록 돕는 기술이라는 점을요. 교사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일은 학생의 감정을 읽고, 동기를 북돋고,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행정 업무, 반복적인 문서 작업, 수업 준비와 평가에 많은 시간을 빼앗겼죠. AI는 바로 이 구조를 변화시킵니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은 AI가 대신하여, 교사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관계 기반의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AI는 교사의 인간적 역할을 확장시키는 조력자입니다.




'언제든 질문할 수 있는 상대'이자, 새로운 고민

학습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멈추는 순간입니다. 이해가 막혔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을 때, 우리는 쉽게 흐름을 잃고 학습을 포기하게 되죠. 구글 보고서 ‘인공지능과 학습의 미래’는 AI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AI는 실수에 대해 비난하지 않고, 학습자의 속도에 맞추어 설명 방식을 바꾸며, 개념과 실습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이어줍니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에서 개인 튜터링은 학업 성취를 크게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 튜터링은 비용과 접근성의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AI는 이 튜터링의 장점을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확장 가능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이 곧바로 완벽한 해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AI는 때로는 자신 있게 틀린 답을 말할 수 있고, 무비판적으로 의존하는 학습은 오히려 사고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AI 활용과 부정행위의 경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평가 방식 역시 새로운 시대에 맞춰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를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논쟁이 아니라,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방향 설정입니다.




결국 ‘사람’이다

구글 보고서 ‘인공지능과 학습의 미래’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AI는 학습의 가능성을 넓혀주는 기술일 뿐, 배움의 방향과 이유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왜 배우고자 하는지, 무엇을 알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는 기술이 대신 정해줄 수 없습니다. 배움은 “나는 왜 배우는가?”, “나는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가?”와 같은 내면의 질문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AI는 학습의 문턱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며, 각자의 속도와 방식에 맞춘 학습 환경을 가능하게 합니다. 즉, 길을 넓히고 비추어주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그 길을 실제로 걸어가는 주체는 여전히 학습자 본인입니다. AI는 길잡이가 될 수 있지만, 그 길 위에서 호기심을 느끼고 멈춰 서고 다시 걸음을 내딛는 일은 결국 인간의 몫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AI는 교육을 차갑고 기계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배우는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섬세하고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잘 자리 잡는다면,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더 깊게 돌볼 수 있고, 학습자는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탐구하며, 기존 교육 시스템이 가졌던 ‘평균’ 중심의 한계를 점차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AI가 바꾸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배움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일 것 같네요.


원문 링크: https://services.google.com/fh/files/misc/future_of_learning.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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