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 25년 7월 31일.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협업툴 피그마가 NYSE에 상장을 하였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충성 고객층을 잘 확보하고 있고 사업적으로도 승승장구하고 있던 피그마가 왜 ‘굳이’ 상장을 선택을 하였을까요? 오늘은 피그마가 상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현재의 피그마의 행보를 통해 디자이너의 업무가 어떻게 확장될 것인지에 대한 가늠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년 7월, 피그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약 12억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무려 250% 급등했고, 시가총액은 약 6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겉으로는 자본 확충을 위한 일반적인 IPO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무한 경쟁 시대 속에서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피그마의 전략적 선택이 숨어 있습니다.
2023년, 피그마는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어도비에 인수될 뻔했지만, 유럽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되며 다시금 어도비와 정면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피그마는 신제품 개발, AI 기능 고도화,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강력한 자본력이 필요한 동시에 ‘우리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각인시켜야만 했습니다. 결국 피그마는 IPO를 통해 자본 확보와 시장의 각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았고, 이제는 단순한 디자인 툴을 넘어 기획부터 제작, 배포까지 제품 전반을 아우르는 업계 최고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습니다.
올해 열린 Config 2025에서 Figma가 선보인 신제품들을 보면, 피그마가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총 5가지의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1. Figma Grid: 디자인 요소를 균형 있게 배치하도록 돕는 레이아웃 가이드 도구
2. Figma Sites: 디자인한 그대로 웹에 바로 퍼블리시할 수 있는 사이트 빌더
3. Figma Buzz: 마케팅 콘텐츠 제작에 특화된 브랜드 에셋 도구
4. Figma Make: AI 기반 prompt-to-code 도구로, 텍스트 한 줄만으로도 프로토타입을 즉시 생성
5. Figma Draw: 일러스트 작업까지 지원하는 벡터 드로잉 툴
이 다섯 가지 신제품은 기존 Design, FigJam, Dev Mode, Slides와 결합되면서, 피그마가 더 이상 단순 디자인 툴을 아닌, 제품 제작 전반에 없어서는 안 될 제품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확장된 피그마의 제품군들은 자연스럽게 디자이너의 업무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도구의 사용처가 넓어진 만큼, 우리의 업무와 역할 또한 넓어지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넓어진 업무의 범위를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래와 같은 역량을 키우는 것에 있다 생각하였습니다.
1. 단순 디자인 제작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역량
2.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을 연결하는 협업 역량
3. AI 툴을 잘 활용하고, 툴 자체를 넘어 제품 전략까지 이해하는 역량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시대에서 디자이너의 업무 역량은 단순히 디자인 툴을 능숙하게 다루는 데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피그마의 제품 방향성처럼, 앞으로의 디자이너들은 사업과 제품을 이해하고 다양한 부서와 더욱 긴밀하게 협업하여 제품 제작 전반의 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더 깊게 파기 위해, 더 넓게 파는 과정과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피그마는 이제 단순한 디자인 툴을 넘어 제품 제작 전 과정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이번 피그마의 상장을 기점으로 디자이너들의 업무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단순한 기업의 이벤트를 넘어 디자인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도구의 확장으로 일어난 자연스러운 디자이너의 업무 확장. 여러분은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