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120... 동료 편(20)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친척 한 분이 독일에서 한식당을 열었습니다. 문전성시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잘 됐습니다. 맛, 분위기, 서비스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습니다. 손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창 사업이 타오르자,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주방이었습니다.
주방장이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다 내 덕이니 월급을 더 올려라", "누구를 내보내라"며 무리한 요구를 했습니다.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술을 마시고 출근하지 않거나, 심지어 음식에 분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손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주방장의 횡포는 극에 달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한식 조리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주방장의 횡포를 참다 참다 결국 친척분은 폐업을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요? 식당에서는 주방장이 최고인 것처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는 유능한 개발자가, 학원에서는 스타 강사가 최고입니다. 한 사람의 유능한 직원이 사장을, 아니 회사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터디라는 입시 학원에서도 현 00 강사가 왕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각설하고, 이런 대체 불가 직원을 다루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비위를 맞추는 것은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 회사 경영 원칙까지 저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대체 불가 직원의 힘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한 경영자 분이 필자의 이야기를 듣더니 두 가지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첫째는 후임자 전략입니다. 독일 한식당의 주방장이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대체 가능한 후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후임이 키워드입니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주방장이 핵심 레시피를 쉽게 알려줄 리 만무합니다. 방법은 몰래 그 핵심 비밀을 구하는 겁니다. 비밀리에 후임자를 지정한 후 그로 하여금 핵심기술을 배우고 익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희한한 것은 어떤 사람이든 역할과 지시가 명확하면 어떻게든 해낸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한국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여기에 보상까지 달콤하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후임을 키울 자신이 없다면, 상대가 꼼짝 못 할 약점을 찾아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대의 목줄을 옭아맬 만한 아킬레스건 같은 팩트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지인을 찾아가든지, 전 직장을 가든지, 아니면 통장 계좌와 핸드폰을 뒤지든지 어떻게든 사실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구하면 얻을 것이요,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간절하면 하느님의 동생이라도 찾아 인사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100%는 아니더라도 60~70% 만이라도 상대를 대체할 수 있는 후임자가 있거나, 상대도 놀랄 만한 약점을 확보한다면 게임은 끝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렇다고 확보한 카드를 바로 쓸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써서도 안 됩니다.
그런 카드는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무서운 법입니다. 칼을 빼는 순간, 공포는 적대감으로 변합니다. 칼이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한 번씩 언급만 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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