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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걸 상대방 입을 통해 듣는 게 '찐'고수!

슬직생 꿀팁 122... 동료 편(22)

by 이리천


급히 휴가를 가고 싶거나, 어쩐지 조퇴를 하고 싶을 때, 그리고 이번엔 반드시 승진을 하고 싶다고 ‘간절히’ 원하는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하시는 편인가요.


원하는 걸 자기 입으로 말하는 건 ‘하수’입니다. 자기 입으로 말하고 나면 ‘딜’의 여지가 사라집니다. 말하는 순간, 당신은 을이 됩니다. 상대에게 칼자루를 넘기는 꼴이 됩니다.


고수는 원하는 바를 상대방 입을 통해 듣는 기술을 부립니다. 예컨대 급하게 휴가를 가고 싶을 때 직접 말하지 않고, 상사의 입을 통해 “그럼 휴가 좀 다녀오지”라는 말이 나오도록 만듭니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상대가 그런 판단을 하도록 수많은 정보들을 제공하는 겁니다. 여과 없이,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함으로써 상대가 어쩔 수 없이 휴가를 제안하도록 코너로 몰고 가는 겁니다. 예컨대 이런 식입니다.


부장님, 잠시 상의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절대 휴가란 단어를 꺼내면 안 된다) 저희 아내가 회사에서 이번 달 10년 근속 휴가를 가게 됐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실비 정산해 주는 해외여행 휴가인데, 저에게는 아무 상의 없이 이달 말부터 열흘 짜리 휴가 일정을 예약했다고 하네요. 아내도 그동안 일 때문에 미루다 여행 신청 기간 마감을 앞두고 급하게 신청하게 됐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부서 상황이 바쁜 지라 저 혼자 빠질 수 없어 아내라도 다녀오라고 했는데, “아이 둘 데리고 어떻게 여행을 갔다 오냐며” 고 난리입니다. 상황이 곤란하게 됐습니다.


이쯤 말하고 부장의 판단을 기다리면 됩니다. 승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진을 하고 싶으면 승진을 시켜주지 않을 수 없도록 끈질기게 밑밥을 깔아야 합니다. 인사 고과 한 달 전부터 성과를 부각하고, 부하 직원들을 챙기고, 부서 분위기를 띄우고, 인사를 열심히 하는 식입니다. 대놓고 말을 하지 않았을 뿐, 얼마나 간절히 승진을 원하는지 온몸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그럼 당신 상사는 아마 다른 사석에서 이렇게 얘기할 겁니다. “우리 부서 김 과장, 이번엔 꼭 승진시켜야 되겠어. 얘가 완전히 눈빛이 달라졌어. 그 정도 자세라면 승진할 준비가 된 거지”


거래처와의 협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간절함을 보여야 합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미 관세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미국 측 파트너인 상무부 장관 집까지 날아가고, 동생과 아들 추모제에까지 쫓아갔다고 합니다. 그런 저런 간절함이 있었기에 협상이 타결됐고, 트럼프는 한국 대통령 앞에서 김 장관을 “터프한 협상가’라고 불렀습니다. 장관이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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