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123... 동료 편(23)
직장 생활은 피곤합니다. 가끔 좋은 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쟁과 갈등의 연속입니다. 더 표 나는 일을 하기 위해,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합니다. 경쟁하지 않으면 대열에서 ‘아웃’ 시킵니다. 그래서 치고받고 싸우고 울고 웃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됩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성격이나 인품, 실력이 불완전한, 낯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그 짓을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경쟁 없이 모든 직원들과 봉급과 자리를 똑같이 나눠주더라도 아마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면 십중팔구 싸우고 다투게 돼 있습니다. 하물며 한정된 자리와 봉급을 놓고 치고받고 하는 환경이라면? 결과는 묻지 않아도 어쩔지 뻔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직장 생활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게 됩니다. 원래 그려려니 하면 고통이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행복과 환희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 가끔씩 찾아오는 평화와 안정이 ‘기적처럼’ 감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신입 사원들이 그렇습니다. 죽어라 공부하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보무도 당당하게 입사한 이들의 회사와 조직에 대한 기대는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가 온 현실은 어떨까요. 반 년, 아니 몇 일만 지나도 엄혹한 현실과 맞딱뜨리게 됩니다. 그들의 직장은 천국도 이상향도 아닙니다. 그래서 수많은 신입들이 1년도 채 안 돼 퇴사합니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과 네카라쿠배, S전자, H닉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정성과 보상은 좀 낫겠지만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피곤함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회사를 옮기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천사 같은 동료, 천국 같은 직장 분위기를 만날 수 있을까요? 세상에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장담합니다. 사람에 치어서 나가면 어디로 가든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필자가 30년 직장 생활에서 얻은 결론이고 지혜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장 생활이 기본적으로 지옥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쁨과 행복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합니다.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추 같다는 쇼펜하우어의 조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행복에 대한 욕망이 채워지지 못해 고통스럽고, 욕망이 채워지면 권태에 빠지는, 그래서 인간은 평생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란 걸 받아들이는 거죠.
각설하고, 오늘 회사 가기 싫으신가요? 벌써부터 사무실서 눈치 보면서 하루 보내는 게 끔찍하신가요? 옆자리에 앉아 있는 모지리 상사의 숨소리에 벌써 진저리가 쳐지나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회사 출근하며 행복해하는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세요. 그런 사람이 바로 떠올려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생각났다면 당신은 다소감의 열등과 자괴감에 절어있거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냉철함이 부족하거나, 오스카 주연급 배우 같은 지인들에게 속으며 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기적처럼 찾아오는 행복과 평화에 감사할 수 있을 때 당신은 비로소 ‘철이 든’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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