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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했는데 평가 점수가 왜 이렇죠?"

슬직생 꿀팁 126... 인사평가 편(1)

by 이리천


연말이면 회사가 술렁입니다. 인사고과 때문입니다. 평가를 받는 사람도, 평가를 하는 사람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평가받는 입장이 아닌, 평가를 하는 입장에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인사고과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능력과 태도입니다. 성과나 자기 계발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큰 틀에서 보면 능력과 태도라는 틀안에 포함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중 어디에 더 가중치를 두느냐는 회사마다, 경영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논쟁이기도 하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필자는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뽑을 때도 그렇고, 인사를 할 때도, 인사와 평가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성과보다 태도와 성장 의지, 협업 자세에 더 많은 점수를 줍니다. 왜 그럴까요?


일이라는 것은 잘 될 수도, 때론 꼬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입니다. 태도는 결국 인성과 연결됩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가장 바라는 조직은 가만히 놔둬도 잘 돌아가는 안정적인 조직입니다.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성장하는 조직, 그 중심에는 언제나 협업과 조율, 화합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면 일을 잘하고 성과도 내는데, 늘 분란이 끊이지 않는 직원이 있습니다. 회의만 하면 팀원들과 충돌하고, 협조가 안 되며, 분위기를 해칩니다. 경영자는 그런 직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몇 번 기회를 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으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사기와 신뢰, 그리고 장기적인 성과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일만 잘하는 직원에 인색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일은 잘하지만 인성이 바닥이면, 승진을 했더라도 금방 조직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적만 보고 좋은 평가를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회사를 오래 이끌어본 경영자일수록 이런 의견에 동의하실 겁니다.


경영자들이 태도와 인성을 중시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사건 사고의 리스크입니다. 요즘처럼 ESG, 컴플라이언스가 강조되는 시대에는 성희롱, 갑질, 폭언, 폭행, 부상 사고 같은 일들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갈수록 그런 사고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추세입니다. 전문 경영인 입장에서는 어쩌면 임기 내 이런 사건 사고가 없는 게 최대 관심사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보국, 세계 초인류를 모토로 내건 S그룹도 채용 때 지원자들의 관상을 보고, 평판 조회를 위해 외부 전문업체를 기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주제로 돌아가서, 당신이 경영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다. 능력 있지만, 중뿔난 직원을 중용하겠습니까, 아니면 큰 재능은 없지만 묵묵히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인재를 중요하겠습니까.


인사고과 때 원하지 않는 평가가 나오면 앞으로 이렇게 스스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성과가 나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평가가 나왔을까” 가 아니라 “부서 내에서 내가 협업, 소통, 화합을 위해 부족했던 점은 없었을까?”


#인사고과 #조직문화 #태도의 힘 #인성경영 #직장생활조언 #평가의 기준 #좋은 인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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