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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인생은 살아봐야 알 수 있는 모순이다.

by 금숙이


모순


양귀자. 도서출판 쓰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안진진이다.


진진이의 엄마는 툭하면 집을 나가고 술에 취해 사는 남편을 만나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전형적인 아줌마다. 삶의 고난과 위기가 오면 그에 관련된 책을 읽고 그 지식을 통 해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자신의 힘듦을 과장하는 과정에서 그에 순응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며 이겨내고 그 합리화 과정을 통해 삶을 버텨낼 용기도 마련한다.


그리고 진진이의 엄마는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 감수성 예민하고 상냥하고 우아한 성격이다. 예술을 사랑하고 정도 많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생활력 강한 이모부를 만나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한다. 딱 정해진 틀대로 앞만 보고 사는 걸 원하는 이모부와 살며 답답함을 많이 느끼며 조카인 진진이를 아낀다.


사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인물은 진진이의 엄마다. 하지만, 각각 진한 개성이 있는 인물들이 그 다운 행동들을 해나가는 걸 보는 것이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런데 감정이나 '사랑'에 대해 정의 내리는 문장들은 읽자마자 내게 '맞아. 그렇지! 이런 거였어!' 하는 깨달음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작가님의 내공이 묻어나는 문장들이라서 그런가 힘이 있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서로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긴 올 것이었다. 서로 사랑하므로 결혼한다면, 결혼으로 서로의 사랑이 물처럼 싱거워진다면.
무엇이 육성이고 무엇이 가성인지 분멸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면 분별을 할 필요가 아디 있으랴. 이제는 그렇게 사는 일만 남은 것이다.
남김없이 솔직해버리면 사랑이 누추해지니까. 사랑은 솔직함을 원하지 않으니까.
나도 세월을 따라 살아갔다. 살아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나는 그 모순을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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