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하수도박물관
장발장은 시체처럼 축 늘어진 마리우스를 어깨에 둘러메고 구덩이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미끄럽고 역한 냄새가 나는 파리의 하수도였다.
고독한 의사는 위태롭게 비틀거리는 한 여인의 팔을 붙잡았다.
“분명히 저기로 뛰어들려는 거지요?”
여인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의사는 계속해서 말했다.
“11월은 너무 일러요. 물이 몹시 차요.”
의사는 성냥불을 켜고 알제리 외인부대의 검은 담배를 폈다.
여인은 그에게 담배 한 대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