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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철미 Jan 14. 2023

평화로움과 안정감에 대하여

다운모습대로 자연스럽게

친한 가족들과 여행을 왔다.

어제 새벽 한눈판 사이에 둘째가 많이 다쳐서 응급실 다녀오니 소중한 여행날의 밤이 사라졌다.

우릴 기다리느라 같이 못 잔 탓에 다 같이 아침에 잠들어 느지막이 일어났다.


점심을 먹고 겨우 세 시간밖에 못 잔 둘째를 유모차 태워서 시골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어색하게도 [평화롭고] [안정적]이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자마자 답이 떠오른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 확신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나는 모든 것이 [자연스러울 때] 그렇게 느낀다.


이 시골동네는

공기가 겨울답게 차갑고, 개는 개답게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짖었으며,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사람이 지나가든 말든 아무 데나 누워 일광욕을 즐긴다.

비둘기도 비둘기답게 움직이고 한겨울의 모습 다운 전경들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내가 일상에서 그렇게 느끼지 못한 이유는


아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움을 강요당하는 나의 아이들과, 그 모습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끝도 없이 때를 쓰며 요구하는 어른답지 못한 내 모습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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