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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어쩔수가없다>감상평, 결말해석, 후기

by 나무껍질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리뷰를 좀 써보겠다.


영화제목은 박찬욱 감독에 손예진, 이병헌 배우 주연으로 라인업부터 핫한 '어쩔수가 없다'다.


관람 계기


팀 액티비티로 가볍게 선택한 영화 관람이었는데, 생각보다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었다. 평일 오후 2시 40분 상영임에도 관객석 절반 이상이 찬 것을 보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돈내산이었다면 후회했을 정도로 불편한 영화였다.


줄거리 요약


가족과 평온한 삶을 살던 가장(이병헌)은 갑작스러운 실직을 겪으며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차를 팔고, 아내(손예진)는 레슨을 그만두고, 아이들 역시 제약을 받는다.


끝없는 면접 실패 속에서 그는 경쟁자인 동종 업계 기술자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에 이른다. 결국 차례차례 살인을 이어가며, 재취업에 성공하고 가정의 평화를 되찾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덕성, 가족의 신뢰, 인간성은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 내린다.


우선 한줄 평을 해보자면, 영화는 보는내내 몰입이 잘 안되다가 마지막에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부터 그 평을 좀 시작해보려고 한다.

난 역할이름은 기억하나도 안나니까 배우들 이름으로 캐릭터를 설명하겠다.


인상 깊은 장면


1. 실직 후 가족의 변화

테니스, 댄스 레슨을 끊고, 개를 보내고, 미역국 고기조차 아끼는 장면은 경제적 무게가 가장에게 어떤 압박인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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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먼저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가장의 실직으로 인해 가족들의 삶이 변해가는 과정이다.

아내인 손예진은 하던 테니스 레슨과 댄스 수업을 그만두고, 아들은 엄마를 돕겠다며 휴대폰 매장에서 폰을 훔친다.

그리고 말을 못하는 딸에게 줄 레슨비도 부족해 좋은 악기를 쓰지 못하고, 키우던 개 2마리도 처가로 보내게 된다.

미역국에 들어갈 소고기까지 아끼며 절약하는 가족들을 보며 가장으로서 느끼는 무게와 부담이 가중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팀원들중에 한 분은 영화가 끝나고 가장 와닿는 부분이 이 실직에 관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아마 나이가 있고 가족을 이루고 있는 가장이라서 더 그렇게 느끼셨을지도?



2. 첫 살인 결심

옥상에서 화분을 들던 순간 흘러내린 물이 정신을 깨우는 듯했지만, 오히려 더 교묘한 살인을 계획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인간의 자격지심과 몰락을 강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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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처음 살인을 결정했을때이다.

잘나가는 제지공장 반장을 살해하려고 옥상에서 화분을 들었을때, 화분에 준 물이 이병헌의 머리위로 흘러내리며 순간 정신을 차리는듯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감정적으로 몰리면 누구나 저런 생각을 할 수 있고, 의외의 것들에서 정신을 차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병헌이 정신차린건...

저놈만이 아닌 다른 경쟁자도 죽여야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머리를 써서 지원자를 받고, 면접자들의 이력서를 보면서 자기보다 우위에 있을법한 면접자를 골라 살인을 계획한다.


첫 살인의 대상이 된건 이성민 배우다.

역할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그는 전형적인 실직자의 삶을 보여줬는데, 불꺼진 방에서 술마시며 하루를 보내고 아내의 구박과 다른일을 해보라는 권유에도 자기의 삶은 종이와 같다며 끝까지 특수용지 기술자의 길을 걷고자 한다.

이게 집착인지 아니면 열정인지 고집인지 구분이 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감정이 느껴진듯하다.


그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이병헌이지만, 막상 그의 아내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나니 그 장면을 이성민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해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등 최선을 다한다.

그런 노력이 무의미하게도 아내의 불륜장면을 목격한 이성민이 마당(?)에서 억울한듯이 온몸을 바닥에 뒹굴며 화를 해소하는 모습은 정말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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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불륜까지 목격한 그의 삶은 감정적으로 더 망가지고, 이병헌은 이 틈을 타 살인을 시도하지만, 이성민의 아내, 엄혜란에게 발각당하고,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남편과 남편이 살해당할뻔한 장면을 목격한 아내, 그리고 살인을 시도하는 이병헌.

세사람사이의 몸싸움이 있고, 결국 아내가 총을 뺏어 남편을 살해하게 된다.


울분에 차서 "실직이 중요한게 아니라, 실직한 이후에 태도가 중요한거라고!!"하면서 감정에 북받쳐 소리치는 장면은 그동안 남편에게 쌓인게 무척이나 많았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정말 총 두번 맞았다고 죽냐?"고 말하는 장면은 그녀의 허무함과 그녀의 살인이 고의는 아니었음을 말하게 한듯.


3. 불륜과 자격지심

아내와 다른 남자의 댄스, 그리고 ‘포카혼타스와 해군장교’라는 대사. 자격지심과 의심이 쌓여 인간의 밑바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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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해군장교와 포카혼타스를 의미했던 댄스파티였다.

살인으로인해 아내와의 파티약속에 늦은 이병헌,

그리고 화가난 아내 손예진은 다른남자(유연석)과 댄스를 추게되고, 가뜩이나 살인전에 다른집의 불륜장면을 목격한 이병헌은 그로 인해 화가난다.


집에 돌아온 아내를 의심하며, 그녀의 팬티냄새까지 맡는 장면은 정말 사람의 밑바닥을 보여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손예진은 그런 이병헌에게 화를 내고, 이병헌은 유연석과 커플옷을 입은게 아니었냐며 울분에 차 말하지만, 돌아오는 손예진의 답은 포카혼타스와 해군장교, 우리가 커플이었다는 답이었다.

현타를 느낀 이병헌의 표정이 아주 인상깊었고, 사람의 자격지심이 쌓이면 저렇게 망가지게 되는구나 하고서 씁쓸하기도 했다.


4. 아들의 일탈과 부모의 선택

아들이 도둑질을 하자 경찰서에 가기 전 거짓말을 강요하는 아버지, 그리고 이를 덮기 위해 타협하는 아내. 경제적 압박이 가족의 도덕성까지 갉아먹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네번째로 기억나는 장면은 도둑질을 한 아들에게 세뇌를 시키는(?) 장면이다.

도둑질한 아들에게 경찰서로 가기 전, 거짓말을 하라며 시키는 그 장면에서 그의 도덕성이 경제적 문제로 인해 이미 아웃오브 안중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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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장면은 아들이 실형을 살지 않기 위해, 손예진이 다른 남자와의 하룻밤을 결심하기도 한 장면인데,

이부분에서 그녀의 가족사랑을 느끼기도 했지만, 결국 그녀또한 방식은 가장 손쉬운 해결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의미를 갖게 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병헌의 살인을 알고도 덮어주는 선택을 한다.


아들이 담배를 피우며 아버지의 토막살인을 목격하는 장면이나 또다른 기술자인 차승원을 죽이고 마당에 매장하는 장면이나,

결국 모두를 죽이고 홀로 채용된 이병헌이 제지공장에서 기계를 다루며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은 정말로 사람을 불쾌하게 했다.



5. 치통과 썩은 뿌리

영화 내내 이병헌은 치통에 시달리다 마지막에 이를 뽑으며 해방된다. “뿌리부터 썩어버렸다”는 딸의 대사와 겹쳐, 이미 시작부터 무너져버린 인간성과 가정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진행 내내 이병헌은 치통으로 고생을 한다.

마지막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에서 앓던 이를 직접뽑아버리고 그는 더이상 치통을 겪지 않는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딸이 나무를 보며 하는 대사로 "뿌리부터 썩어버렸어"라는 말을 하는데, 나는 이부분에서 이병헌이 앓던 치아가 떠올랐다.

뿌리부터 썩어버렸다는 말은 여러의미로 해석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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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초에 이 이야기가 현실감이 없었던 이유가 이병헌이 취업이 안되서 경쟁자를 살인한다는 마음을 품는것부터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뿌리부터 선한 마음이 없었던 사람이었고, 결국 그 뿌리부터 썩어버린 인간이 치통으로 고생하다가 마지막 남은 인간의 도리까지 져버리곤 치통에서 해방된다.


뿌리부터 생각부터 달랐던 그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시체로 인해 뿌리부터 썩어버린 나무는 자랄 수 없다.


아들은 계속해서 아빠가 토막살인을 하던 장면이 트라우마가 되고 딸은 평생 들려주지 않던 첼로연주를 영화 마지막 부분에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 대사를 딸이 내뱉은 것도 그렇고 첼로 연주를 하는 장면에서 나는 딸의 자아가 완성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벌레가 들끌어서 뿌리부터 썩어버렸어"라는 말은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결국 그 뒤에 가족이 파멸을 맞이할 것이라는 메세지로 들렸다.


아들이 아버지의 토막살인을 목격하고 엄마인 손예진에게 사실을 말하지만, 끝내 손예진은 아들에게 거짓말을 하게된다.

그건 사람이 아니라 돼지였다며 아들을 속이고, 취업에 성공한 이병헌은 집과 가정을 지켜내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상징적인 의미는 꽤 많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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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들이 점점 일자리를 잃고 기계로 대체되며 실업자가 되는 현실,


그리고 자녀의 일탈행위에도 도덕과 정의가 아닌 생존을 가르치는 부모,


남편의 실업으로 불륜을 자행하는 아내,


자격지심이 생겨버린 사람의 밑바닥 등 인간내면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해석과 감상


박찬욱 감독은 실직이라는 보편적인 두려움을 극단적인 설정으로 밀어붙였다. 가족애, 생존, 자격지심, 도덕성의 붕괴가 뒤엉켜 인간의 가장 추악한 본능을 드러낸다.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비현실적인 전개는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지만, 불쾌할 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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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감독박찬욱출연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개봉2025.09.24.


총평


장점: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상징과 메시지가 풍부한 연출.


단점: 몰입하기 어려운 전개, 찝찝한 결말.


한줄평: “감동보다는 불쾌함을 남겼지만, 불편할 정도로 강렬한 영화.”



하지만 스토리자체가 이입이 잘 안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하고 결말도 찝찝해서 내돈내고 봤으면 후회했을 영화로 꼽을 것 같다.

감동과 메세지라기 보다는 찝찝함을 더 많이 남기는듯했고 굳이굳이 감독의 메세지를 해석하자면, 실업자의 현실...?정도랄까..?


마지막에 박희순 배우와 함께 술을 마시며, 앓던 이를 직접 뽑아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장면은 그의 마지막 죄책감과 도덕성,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사라지는 것을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이후부터 그는 살인을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신나게 상황을 즐긴다.


영화가 끝나고 팀원들 모두 혹평을 했지만, 사실 집에 오는 내내 이렇게 찝찝함과 기분나쁨이 남을 정도면 임팩트 하나는 확실했다고 생각한다.


내돈주고 봤으면 진짜 아까웠을 영화,..여러 해석을 붙이고 싶지만 애초에 몰입이 안되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자체는 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상으로 영화 <어쩔수가 없다>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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