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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바이브 Sep 28. 2023

제주살이의 실체. 벌레 전쟁

나는 니가 망할 줄 알았어



벌레 : 곤충을 비롯하여 기생충과 같은 하등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해충 : 인간의 생활에 해를 끼치는 벌레를 통틀어 이르는 말


그야말로 시시각각 전쟁이다. 기어 다니고 날아다니는 것들이 너무 많다. 크기도 천차만별. 색깔도 가지각색. 등장하는 아이들이 계절마다 장소별로 참 다양하다. ‘공존’을 택하는 것이 마음 편한 환경이지만 위생과 안전상 싸워서 해치워야만 하는 애들도 많다. 글, 영상으로 보거나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서 만났던 추억 속 녀석들을 성인이 된 지금 다시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때론 끔찍하다. 약국에서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의 박멸을 위해 약을 구매하게 될 줄이야. 아이고 머리야.


하와이의 바퀴벌레 사이즈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차마 검색을 해보진 않았다. 섬 출신 바퀴들은 다 빅사이즈인 걸까?나는 날아다니는 바퀴벌레를 제주에서 처음 봤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약간의 습도가 버무려지는 5월이면 미리 바퀴약을 사서 여기저기 두어야 한다. 그리고 물리면 바르고, 날아다니면 뿌릴 수 있는 모기약도 함께 준비한다. 야외활동이 많아질수록 모기 기피제는 가방에 늘 넣어두는 센스! 어스름한 저녁쯤 오름, 바다 가릴 것 없이 붉은 노을 사냥을 나섰다가는 모기들의 저녁 만찬 희생양이 되기 딱 좋다. 어때 내 피가 맛있니? ㅠㅠ


제주 입도 후 3번의 이사를 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말로만 듣던 불청객 지네님이 오셨다. (저는 초대한 적 없는데요 ㅠㅠ) 1층 단독주택치고는 벌레의 방문이 거의 없어서 나만은 예외이길 바라며 지내왔는데 거실 한복판에서 꿈틀거리는 빨간색 기다란 녀석을 봤을 때 온몸에 돋던 소름은 못 잊어…. 참고로 지네는 꼬리를 밝으면 안 된다. 눈 딱 감고 머리를 밟아 죽여야만 한다. 꼬리를 밟으면 갑자기 몸통을 꼿꼿하게 세워 머리를 홱 돌려 앙!!!! 물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네의 독성은 괴롭다고 했다. 딱히 약도 없고 시간만이 답이라 했던가?나도 모르고 싶었다. 다행히 물린 적은 없지만 주변에서 심심찮게 고생한 후일담을 들었기에… 


당근마켓 거래를 하러 갔던 정말 예쁜 이층집 주인분도 지네 때문에 참고 참다 제주 시내의 아파트로 이사하셨고, 지인의 지인도 지네 때문에 이사를 했으나 최근에 또 한 녀석을 잡았다며 인증사진을 적나라하게 찍었다는 얘길 들었다. 세스코도 100%를 장담하기 힘든 동네가 제주도다.


제주바이브에는 몇 달 전부터 일명 ‘콩벌레’라 불리는 쥐며느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보이는 족족 손으로 돌돌 말아 마당으로 던지는 게 일과가 되었다. 다행히 나는 어릴 적에도 콩벌레를 무서워하진 않았다. 다른 벌레들에 비하면 귀여운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가게 자체를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출근하자마자 진열장 위 기어 다니는 콩벌레를 샅샅이 거두는 사장이라니… 갑자기 왜 격한 번식을 하게 되었는지 대화를 한번 나눠보고 싶네. 


글을 쓰는 이 와중에도 귓가를 왱왱거리는 모기의 등장 

“안녕?새로 온 룸메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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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말벌은 이제 무섭지도 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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